[사설] 얼렁뚱땅 투표하면 4년간 고생한다

  • 등록 2018-06-13 오전 6:00:00

    수정 2018-06-13 오전 6:00:00

지방선거 투표일이 밝았다. 오늘은 앞으로 4년간 지역행정을 이끌어갈 광역·기초단체장과 그들을 견제하고 감시할 지방의원을 뽑는 날이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 교육을 좌우할 교육감도 선출한다. 지방정부의 정책은 주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삶이 나아질 수도 있고 반대로 퇴보할 수도 있다. 유권자 각자가 눈을 부릅뜨고 후보들을 꼼꼼히 살펴 소신껏 한 표를 행사해야 하는 이유다.

안타까운 것은 이번 선거가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초대형 이슈에 가려 유권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점이다. 선거판마저 정책 대결은 실종되고 ‘퍼주기 경쟁’에 네거티브 공방과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혼탁 양상으로 흘렀다. 오죽하면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과 정태옥 의원의 ‘이부망천’ 발언 등 추문과 막말이 최대 쟁점이 됐을 정도다. 여기에 더해 ‘깜깜이 선거’라는 말이 나올 만큼 후보가 누구인지도 잘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최악의 선거 여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사전투표율이 20.14%로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낸 데서 그나마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유권자들이 혼탁한 선거전에 염증을 느끼면서도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소중한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행동으로 옮긴 결과다. 적극적인 투표 참여 흐름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물론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해서 본선거 투표율도 높을 것으로 예단할 수는 없지만 1995년 제1회 지방선거(68.4%) 이후 23년 만의 60%대 투표율이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투표는 민주시민의 권리인 동시에 의무이기도 하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더라도 소중한 한 표를 포기하지 말고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투표를 해야 내 삶과 이웃, 지역과 나라의 미래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시대가 열린 지 20년이 넘었지만 지방정치의 병폐는 여전하다. 각종 비리 혐의로 중도하차하는 단체장이나 자질이 부족한 지방의원으로 인해 발전은 고사하고 되레 뒷걸음질 치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겪어 왔다. 앞으로 4년 동안 두고두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제대로 된 후보를 짝어야 한다, 적어도 부도덕한 후보의 당선만큼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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