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도시를가다]①문화정보산업단지 완성 눈앞…"복합 문화놀이터"

민간 힘으로 대규모 출판도시 조성
"연내 2단계 조성사업 완료 예정"
'지혜의숲' '활자의숲' 등 인기
영화거리·예쁜 건축물 보는 재미 쏠쏠
  • 등록 2018-11-02 오전 12:10:51

    수정 2018-11-05 오전 10:20:24

파주출판도시 지도. 현재 이곳에는 29명의 문화해설사가 활동하며 ‘책마을 따라걷기’ 등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그래픽=이동훈 기자).


[파주=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312. ‘책의 나라’로 유명한 ‘파주출판도시’를 방문하기 위해 서울 합정역에서 2200번 버스에 몸을 실었다. 도심을 벗어나 갈대가 우거진 가을 풍경을 구경하다보니 40여분 후 금세 ‘은석교사거리’에 다다랐다.

파주출판도시의 초입에 들어서면 마치 외국의 멋진 도시처럼 현대적으로 꾸며진 건물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서울 도심의 복잡한 거리가 아닌, 자연과 어우러진 평화로운 마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방문자들이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리는 곳은 이곳의 랜드마크와도 같은 ‘지혜의 숲’이다. 기자가 방문한 이날도 유치원생 아이들과 더불어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민간의 힘으로 대규모 출판도시를 이루어낸 사례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어요. 10개사 정도가 추가로 입주하고 나면 연내 2단계 조성사업도 100% 완료가 됩니다.”(서제성 출판도시입주기업협의회 도서관리 팀장)

△10만여권 기증도서로 올린 서가…‘지혜의숲’

파주출판도시의 중심 공간은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다. 북 스테이를 경험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을 비롯해 활판인쇄박물관 ‘활자의숲’, 헌책방 ‘보물섬’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곳은 단연 ‘지혜의 숲’이다. 출판도시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이미 여러 방송을 통해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이곳을 벤치마킹한 곳이 서울 코엑스의 ‘별마당 도서관’이고, 세종시에 들어서는 ‘세종 지혜의숲’도 내년 2월 개관할 예정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크고 넓은 공간에 높이 8m의 대형 서가가 이어진다. 파주출판도시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이곳에서의 ‘인증샷’이 필수다. 서가에는 총 13만 여권의 책이 16단에 빼곡하게 꽂혀있는데 모두 개인과 단체, 출판사 등으로부터 기증받은 책들이다. 어떤 책에는 밑줄이 그어져 있기도 하고 엽서가 꽂혀있는 책도 있다. 특히 한해 3만~4만 명 정도의 학생들이 보러 올 정도로 단체 관람이 많다고 한다.

서경수 매니저는 “도서관 같은 분위기에 문을 열자마자 다들 숨을 죽이지만, 사실 이곳은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면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라며 “주말에는 가족단위 관람객이 많아서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혜의 숲’(사진=파주출판도시).


△“‘어서와 한국’에 나온 곳 맞죠?”

최근 MBC에브리원에서 방영 중인 인기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터키 친구들이 파주출판단지를 방문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이 방문했던 활판인쇄박물관 ‘활자의 숲’은 방송 이후 방문자가 2~3배 가량 늘었다.

견학과 체험 중심으로 운영하는 활자의 숲은 금속활자 3500만여 자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인쇄기를 볼 수 있다. 한지 노트 만들기와 내가 만든 이솝우화집 체험도 인기다. 이상기 교육연구원은 “방송 이후 들어오면서 ‘여기가 어서와 한국에 나온 곳 맞죠?’라고 질문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며 “학생들은 기계 돌아가는 거에 관심이 많고 체험 수업도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알싸한 고서의 책향기를 느끼고 싶다면 광인사길에 위치한 ‘열화당책박물관’을 추천한다. 세계적인 희귀본으로 1556년 제작된 독일어판 마르틴 루터 전집, 파피루스에 그린 그림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고서를 전시해놨다. 정혜경 열화당책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세계사를 짧은 시간 안에 공부해보는 공간”이라며 “조선시대 ‘오륜행실도’ 영인본이나 200년이 넘은 필사본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면서 모두 신기해한다”고 설명했다.

활판인쇄박물관 ‘활자의 숲’(사진=파주출판도시).


△영화거리·건축물 볼거리 풍성…“노을이 환상이에요”

1997년 국가산업단지로 출발한 ‘파주출판도시’는 20년 만에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로의 조성 완료를 앞두고 있다. ‘책의 도시’를 모토로 한 1단계(1997년~2007년) 사업과 ‘책과 영화의 도시 건설’을 목표로 한 2단계(2007년~2018년) 사업을 거쳐 복합문화도시로 재탄생했다. 뜻있는 출판인들이 조합을 구성해 개발계획 수립부터 건축·조경 등의 사업을 추진한 결과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출판사와 북카페, 전시관, 갤러리, 영화관, 박물관 등이 공존하는 문화 놀이터를 지향한다. 총 면적 158만6784㎡(48만평)의 넓은 부지에 총 600여개의 출판관련 업체가 입주해있고, 7200여명의 종사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출판도시’라고 해서 책과 관련한 것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영화 3거리’에는 특수효과전문업체인 ‘데몰리션’과 영화조명 전문업체 ‘라이트림’이 있고, 그 중심에 명필름아트센터가 있다. 명필름은 최초 작품인 ‘코르셋’부터 ‘마당을 나온 암탉’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히트작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예술영화와 명작들을 상영하고, 명필름 아카이브 전시도 볼 수 있다.

전라도 정읍에서 옮겨온 김명관 고택의 별채는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많다. 한옥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외에도 아름다운 외관이 돋보이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과 담쟁이넝쿨이 아름다운 효형출판 건물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들의 건축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권혁임 문화해설사 양성사업 팀장은 “파주출판도시에 왔다면 저녁 시간대까지 머물면서 아름다운 노을을 꼭 보고가길 추천한다”며 “서축공업기념관 옥상에서는 멀리 북한도 보이는데 건물 곳곳에서 만끽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이곳의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라고 강조했다.

명필름아트센터(사진=파주출판도시).
북카페(사진=파주출판도시).
김명관 고택 별채(사진=파주출판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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