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 돌풍 일으킨 ‘K바이오’에… 다국적 제약사 실적 흔들

화이자·바이오젠 등 바이오의약품 부문 실적발표
셀트리온 ‘램시마’ 매출 전년比 2배 늘어
에피스 ‘임랄디’ 3개월 안돼 유럽서 1670만달러 매출
오리지널 시장은 ‘휘청’…레미케이드 실적 19% ↓
  • 등록 2019-02-07 오전 5:00:00

    수정 2019-02-07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바이오 기업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내 개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판매하는 파트너사 매출은 늘고,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팔던 회사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화이자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미국 판매명 인플렉트라)가 지난해 미국에서 약 2억5900만달러(약 2900억원) 어치 팔리면서 전년대비 119%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에만 7000만달러(약 783억원) 어치가 팔리면서 전년 동기보다 58% 성장했다.

지난 2013년 하반기 유럽에서 출시한 램시마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임상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16년 4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판매허가를 받아 연간 처방액 1조원을 넘어섰다.

미국 바이오젠의 지난 29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3종의 지난해 4분기 유럽 매출이 전년대비 44% 증가한 5억4510만달러(약 6002억원)로 나타났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지역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제품별로는 ‘베네팔리’가 4억8520만달러(약 5340억원)로 전년대비 31% 성장했다. 지난 2016년 2월 출시한 이후 총 9억5660만달러(약 1조533억원) 어치가 팔리면서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 또 ‘플릭사비’는 4320만달러(약 476억원)로 전년대비 380% 매출이 늘었다.

지난해 10월 중순 출시한 ‘임랄디’는 70여 일 만에 1670만 달러(약 1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임랄디는 지난해 11월 기준 독일에서 판매 한 달 만에 바이오시밀러 중 62% 점유율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진격에 오리지널 매출 ‘흔들’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공세에 오리지널 의약품을 팔던 바이오기업의 매출은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슈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리툭산(맙테라)’(성분명 리툭시맙)의 매출은 67억5200만프랑(약 7조5669억원)으로 전년대비 8% 줄었다. 특히 유럽에서 리툭산 매출은 47% 감소한 9억1600만프랑(약 1조270억원)에 그쳤다. 이 같은 실적 저하에 대해 로슈 측은 “바이오시밀러의 진입으로 유럽 시장에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셀트리온의 트룩시마는 유럽에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트룩시마는 지난해 3분기 유럽에서 3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올해 연말이면 유럽에서 트룩시마가 오리지널 시장점유율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존슨앤존슨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미국 내 ‘레미케이드’ 매출이 36억6400만달러(약 4조945억원)로 전년대비 19% 줄었다고 밝혔다.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1.4% 감소한 8억4300만달러(약 9418억원)에 그쳤다. 회사 측은 “바이오시밀러 경쟁과 가격할인율, 리베이트 증가 등에 따라 레미케이드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애브비 실적 발표에 따르면 임랄디의 오리지널 제품인 ‘휴미라’의 미국 외 지역 매출은 지난해 4분기 13억300만달러(약 1조4566억원)로 전년 대비 17.5%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1년 후면 유럽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점유율이 절반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미국에서 물질특허가 끝나는 2023년에는 미국 시장 판도도 바뀔 조짐이다. 이 같은 우려에 애브비의 실적발표 직후 주가는 6.22% 내린 80.54달러를 기록하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9조원이 증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해외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주춤하는 이유는 동등한 효과와 가격경쟁력으로 무장한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비 절감을 위해 유럽과 미국 정부가 바이오시밀러 우호 정책을 펼치는 것도 국내 바이오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리지널보다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로 인한 재정절감 효과를 확인하고, 오리지널과 교체했을 때에도 안전하다는 연구결과들이 쏟아지면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앞으로도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진격은 이어질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정맥주사 형태의 램시마를 피하주사 형태로 바꾼 ‘램시마SC’와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등 후속 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램시마SC부터 해외 판매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하는 시스템을 도입, 수익을 크게 늘려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이달 미국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를 허가받은 데 이어, 지난해 9월 서류 심사에 돌입한 임랄디의 미국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또 유럽에서의 베네팔리 성공 사례 및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속제품 판매도 확대해 유럽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인천 송도 셀트리온 제1공장 전경(사진=셀트리온)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전경(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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