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트럼프는 하고 문재인은 못한 것

  • 등록 2019-03-20 오전 1:00:00

    수정 2019-03-20 오전 7:34:53

사진=AP연합
[김정민 경제부장] 최근 한 중학교 졸업식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학교는 졸업생들이 적어낸 꿈을 졸업식에서 사진과 함께 모두가 볼 수 있게 상영해온 전통이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한 반에 한두 명 정도는 대통령, 우주비행사. 세계일주 같은 가능할 수도, 불가능할 수도 있는 꿈을 적어냈다고 한다. 세계평화, 가족의 행복 같은 보는 사람을 슬그머니 웃음 짓게 하는 꿈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올해 단상 위 스크린에 투영된 졸업생들의 꿈은 ‘직장인’, ‘공무원’ 등이 대다수였다는 후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44.9%(리얼미터 18일 발표)까지 떨어졌다. 취임 이후 최저치다. 한때 80%를 넘나들던 대통령 지지율이 반토막난 이유가 뭘까?

사상 최악 취업난이 한몫했다고 본다. 20대 청년들이 특히 20대 남성들이 문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선량한 부모가 있다. 동네 일에 팔 걷고 나서길 좋아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열성을 다한다. 배고픈 이웃을 보면 주머니를 털고, 다투는 사람들을 보면 달려가 싸움을 말리고 화해하도록 다독인다.

특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먹다짐을 하고 서로 욕설을 주고받던 친척집과 화해하고 난 뒤로 어려운 그 집 살림을 챙기느라 여념이 없다. 친척과 사이좋게 지내는 거야 환영할 일이지만 ‘우리 집 살림은 걱정도 안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이 부모가 자식에겐 다소 소홀하다.(부모는 아니라는데 아들은 그렇게 느낀다) 서운한 마음에 냉랭하게 대하니 “10년간 교육을 잘못 받은 때문”이라며 학교 탓을 한다. 환장할 노릇이다.

지난해 20~29세 고용률은 57.9%다. 일자리를 구한 청년이 10명 중 6명이 채 안 된다는 얘기다. 지난달 체감 실업률로 불리는 고용보조지표3은 13.4%를 기록했고 청년층(15~29세) 고용보조지표3은 24.4%에 달했다. 201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오늘을 사는 대한민국 20대 청년들에겐 꿈이 없다. 아니 꿈은 있다. 직장인이 되는 거다. 어릴 때부터 꿈꿔온 일이며 지금도 꿈꾸는 일이다. 그런데 이 평범한 소망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좌절은 분노를 부른다.

박화영 인코코 회장은 30년 전 미국으로 건너가 연 매출 3000억원 규모의 미용제품 회사를 일군 성공한 재미교포 기업가다.

2016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에서 선거운동을 돕기도 했다. 박 회장은 최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재선 가능성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미국 기업들은 사람을 못 구해 난리에요. 우리 회사만 해도 다른 회사가 직원들을 스카우트해 갈까 봐 걱정돼 올해만 임금을 20%씩 올려줬어요. 미국사람들도 일자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넘쳐나는 일자리를 만든 대통령이 선거에서 질까요?”

성 추문을 비롯해 러시아스캔들 등 온갖 악재에 시달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이유다.

필자에게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올릴 방법을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겠다. ‘기승전-일자리’라고.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 우승의 짜릿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