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는 '금(金)'…연내 1500달러 돌파할까?

경기 부양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 나서는 중앙은행
안전자산 선호·달러값 하락시 금값 상승
달러 의존도 낮추자…중앙은행들 금 매입 줄이어
"경기 둔화 예상보다 크지 않아" 반론도
  • 등록 2019-04-23 오전 5:00:00

    수정 2019-04-23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금값이 최근 연중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금(金)’ 대세론은 오히려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금 가격이 바닥권에 접근해 구매력이 높아졌다는 시각이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금값 상승을 점치는 목소리에 힘을 싣는다.

지난 5년간 금값은 단단한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2011년 9월 온스당 1904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금값은 2015년 말 1050달러로 반토막이 난 이후 지금껏 1200~1350달러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금값 상승을 점치는 전망이 늘고 있다. 경기 둔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금값 하락에도 이어지는 탄탄한 수요도 금값 상승 기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안전자산 시대엔 금이 뜬다

22일 이데일리 본드웹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금 가격은 온스당 1275.56달러를 기록중이다.

작년 우울한 장세를 펼쳤던 금 시장은 지난해 10월 상승반전한 후 2월20일 1346.79달러까지 올랐으나 이후 조정 국면에 들어가 1200달러 중반대에서 제자리걸음 중이다.

금 대세론자들은 지난 2016년 이후로 금값이 1200선에서 1300달러 범위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를 바닥권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투자은행은 비롯한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는 금이 박스권 상단인 1350선을 뚫고 올 하반기 온스당 1400~15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

골드만삭스는 올 초 향후 12개월 내 금값이 1450달러로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금융서비스 회사 INTL FC스톤의 귀금속 부문 글로벌 책임자 마틴 헉슬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금값은 온스당 1217~1330달러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몇 달은 이 추세를 유지하겠지만 올 하반기 치고 올라가 연말쯤 1400달러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값 상승의 배경으로 중앙은행을 꼽았다. 헉슬리는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란 게 분명해졌고, 이는 귀금속 부문에는 호재”라고 덧붙였다.

국내 증권사들 역시 가격조정 와중에도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며 강세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2일 “최근 금 가격 후퇴는 오히려 예상보다 지연되는 미 달러지수 약세가 신흥시장 수요개선 기대를 약화,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을 유입한 결과로 판단된다”며 연내 온스당 1350~1400달러 돌파 전망은 유효하다고 밝혔다. 대신증권 역시 목표가로 제시한 1500달러를, 하나금융투자도 1400달러 전망을 유지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금값 상승 이끄는 중앙은행

금값이 상승을 점치는 이유는 미국의 긴축 사이클 종료에 중앙은행의 금 매입 등 탄탄한 수요까지 받쳐주고 있어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 연준이 유례없는 양적완화정책(QE)을 시행하던 시기는 금 시장의 초 호황기였다. 2009년~2011년 금 수익률은 연 24.5%, 29.5%, 10.6%를 구가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미국의 긴축이 시작된 2015년은 금의 폭락기였다. 그해 12월 금 값은 10년래 최저치인 1050달러까지 떨어졌다.

긴축 종료는 경기가 둔화가 시작됐다는 신호로, 이는 안전자산 가운데 역사상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금에 대한 투기적 수요를 자극한다. 또 긴축 종료는 달러 약세로 이어지고 이는 금의 구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무엇보다 중앙은행들이 금을 대거 사들이며 수급 측면에서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각 국 중앙은행들은 지난해 650톤에 달하는 금을 구입했다. 이는 전 세계 금시장의 약 15%에 해당하는 양이다. 특히 올들어 1~2월에만 중앙은행들은 90톤을 더 사들였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같은기간 최대 규모다. 러시아, 폴란드, 헝가리 뿐만 아니라 지난해 11월부터 중국도 금 구매행렬에 섰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금 매입은 미중 무역갈등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국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국은 미국채를 팔고 안전한 금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값 상승세가 금방 꺾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최근 경제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시장의 경기 침체 우려가 과도했다는 평가가 커지고 있다.

최진영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인프라 투자가 시작되고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4월부터 본격화되면서 지표들이 양호하게 나오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헤지(Hedge) 수단으로 금 수요를 봐야 하는데, 유가도 아직은 작년보다 낮은 수준이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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