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입맛 쓴 한국은행 보고서 조작 논란

  • 등록 2019-10-13 오전 9:00:00

    수정 2019-10-13 오전 9:00:0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조작; 지어서 만듦.’

조작의 사전적 정의다. 사전은 정의와 더불어 관련 예문으로 한 소설가의 글귀 가운데 한 문장인 ‘글을 지어서 만드는 문장의 조작’을 인용했다.

지난 8일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는 이 ‘조작’이라는 단어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중앙은행이 발간한 보고서가 최종 발간 단계에서 내용이 뒤바뀌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보고서 조작은 과한 표현”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전적 정의대로 의도적으로 문장이 지어진 것이라면 한은의 보고서 수정은 한은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힐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 총재 역시 “신뢰와 직결되는 만큼 이런 지적을 저희들이 현재 철저히 따져보고 있다”면서도 “의도성을 갖고 내용의 결과를 수정한 것은 아니”라고 적극 해명했다.

관련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최저임금이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의 보고서다. 2010~2016년 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근로자의 월평균 근로시간 및 근로시간에 대한 상관관계에 대한 분석을 담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2년간 약 30%의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갑론을박이 진행 중인 우리 사회의 가장 핫한 이슈꺼리 중 하나인 만큼 보고서의 결론에 대한 관심도 컸다.

그러나 원안과 최종 보고서의 결론이 뒤바뀌었다. 보고서 원문은 “(최저임금 인상이)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노동자들의 노동소득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노동시간 감소로 인한 근로소득 감소는 이들 소득 수준에서 결코 적다로 볼 수 없다”고 썼다. 이 내용은 퍼;더 “근로시간 축소와 근로소득 감소 효과도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문구로 바뀌었다. 같은 통계 결과임에도 해석만 바뀐 것이다.

해석은 글을 쓰는 사람의 몫이다. 변하지 않는 사실을 두고 글의 맺음이 뒤바뀌었다면 그 문장은 원문이 조작이었던 걸까, 수정된 문장이 조작된 것일까. 한은의 답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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