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산은 '선'이고 물도 '선'이로다…법관 '선'

2019년 작
수행하는 스님의 정신수행 '선 긋기'
세상 모든 사물 가장 단순하게 정리
모양이 아니라 마음을 옮기려 한 듯
  • 등록 2019-11-15 오전 12:35:01

    수정 2019-11-15 오전 12:35:01

법관 ‘선’(사진=올미아트스페이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파란 실로 촘촘히 짠 그물이라고 해도 되겠다. 성기게 엮은 입체감이 도드라진다. 하지만 이는 한 올 한 올 ‘그린’ 그림이다. 가로 선을 긋고 세로 선을 내리길 무한되풀이한 형태. 다만 그림의 선은 선(線)이 아닌 선(禪)이라 해야 할 거다. 강원 한 사찰에서 수행한다는 법관스님이 지난하게 완성한 작품 ‘선’(禪·2019)이니까.

스님은 선을 반복적으로 긋는 행위로 정신수행을 한단다. 시간의 흐름을 한 획 한 획에 모아두는 건데. 처음부터 선이었던 건 아니라고 했다. 산과 물, 풀과 바위를 화려하게 옮겨놓기도 했다. 그러다가 하나씩 빼버리고 결국 세상에 떠다니는 온갖 사물을 가장 단순화한 선으로 정리했다는 거다.

어느 하나를 눌러야 살아나는 선이 아니다. 튀어나오지도 않고 숨어 있지도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제자리서 조용히 함께 머물고 있다. 결국 모양이 아니라 마음을 옮기려 한 게 아닐까. 가로로 간 마음도 편안하고 세로로 간 마음도 편안한. 사는 일은 그래야 한다고 이르는.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올미아트스페이스서 여는 초대전 ‘선(禪) 2019’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 162×112㎝. 작가 소장. 올미아트스페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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