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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사, 증설 경쟁…글로벌 생산거점 확보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중국 시안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해 전기차 배터리 2공장 건설 추진을 검토 중이다.
이번 투자는 16만㎥ 규모 부지에 전기차용 배터리 5개 생산라인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이를 위해 현지 정부·합작사와 함께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간 추정 배터리 생산 규모는 약 40만대분이다. 앞서 미국 미시건주 오번 힐스에는 약 7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팩 공장을 증설키로 했다.
국내 선두주자인 LG화학은 한국과 중국, 미국, 그리고 유럽에 생산기지를 확보하며 글로벌 ‘4각 편대’ 강화에 힘쓰고 있다. 최근엔 폴란드 자회사에 6513억원의 현금 출자를 결정하고, 폴란드 현지 배터리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올 연말까지 15기가와트시(GWh)로 확대키로 했다. 중국에는 2023년까지 난징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2공장을 설립한다. 투자금액은 2조1000억원이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전기차 배터리를 ‘제2의 반도체’로 낙점하고 투자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SK이노는 지난달 26일 이사회에서 미국 생산법인 설립 안건을 의결했다. 총 1조1396억원을 들여 미국 조지아주에 9.8GWh 규모의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내년 초 착공해 2022년 양산이 목표다.
최 회장도 힘을 실었다. 지난달 28일 북미사업 확대를 위해 미국 워싱턴을 찾은 그는 “향후 배터리 사업이 잘되면 조지아주에 최대 50억 달러(약 5조6000억원) 투자와 6000명 채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의 일환으로 현재 헝가리, 중국 창저우에 각각 7.5GWh 규모의 공장을 짓는 중이다.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하면 글로벌 4각 생산 편대를 완성, 2022년까지 연간 총 55GWh의 생산량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위기론도 등장…높은 기술력으로 돌파할 것
주요 배터리업체들이 2020년에 맞춰 투자를 늘리는 것은 이 시기가 향후 시장구도를 결정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어서다. 세계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이 2020년부터 보조금 정책을 폐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기업에 기회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을 2016년 대비 지난해 20% 삭감했고, 올해 30%, 내년엔 40%로 단계적 축소하고 있다.
전기차 생산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오는 2040년까지 전기차가 전세계 승용차 시장의 55%를 차지한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17년 110만대에서 2025년 1100만대까지 증가하고 2030년에는 3000만대로 급상승해 내연기관 차량보다 가격도 저렴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2020년이면 한 번 충전으로 500~600㎞를 주행할 수 있는 3세대 전기차 출시 시점과 맞물려, 기술력이 높은 국내 기업의 배터리를 선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