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환자 구명줄 'AED'…위치·사용법 몰라 '무용지물'

공공기관 등에 자동심장충격기 의무 설치
시민 20%만 "자동심장충격기 위치 알아"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 등 홍보 강화해야"
  • 등록 2018-08-08 오전 5:00:00

    수정 2018-08-08 오전 5:00:00

서울 구로구 한 병원 앞에 자동심장충격기 설치시설 앞에 붙는 안내 스티커가 붙어있다. (사진=손의연기자)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신모(34)씨는 지하철역이나 병원 등을 오갈 때마다 건물 한 켠에 자리한 길쭉한 모양의 기구에 눈길이 갔다. 얼핏 보면 소화전 같기도 하고 전기 발전기 같이 생겨 호기심이 생겼다. 가까이서 기구를 들여다 보니 기계에 AED(자동심장충격기)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신씨는 자동심장충격기가 무엇인지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봤다. 자동심장충격기는 심정지 환자에게 전기충격을 줘 심장이 정상 박동하도록 돕는 응급 의료장비다. 심장이 멈춘 후 4분 내에 심정지 환자에게 이 기계를 사용하면 약 70% 환자가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심정지 환자를 구하기 위해 설치한 ‘자동심장충격기’가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홍보 부족의 여파로 자동심장충격기에 시민 의식이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다. 심정지 환자를 구할 자동심장충격기가 유명무실해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홍보 등의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명 중 2명만 AED 위치 알아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30일부터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보건 의료기관과 공항·항공·기차·선박·500가구 이상 공동주택 등에 자동심장충격기 설치와 신고를 의무화했다. 정부 정책에 따라 의무 시설이 아닌 경로당과 청소년 시설 등에도 자동심장충격기 설치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자동심장충격기에 대한 시민의 의식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8%(780명)가 ‘자동심장충격기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거주지 인근에 자동심장충격기 위치를 안다고 답한 사람은 206명(20.6%)에 그쳤다.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을 잘 모른다는 대답도 적지 않았다. 심폐소생술(CPR)교육을 이수했다는 시민은 449명(44.9%)인 반면 자동심장충격기 교육을 받았다는 시민은 233명(23.3%)에 불과했다. 더욱이 122명(12.2%)은 ‘사용법을 몰라 사용 의사가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회사원 구모(27)씨는 “지하철역에서 자동심장충격기를 본 기억은 있는데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았다”며 “사용방법도 복잡할 것 같고 환자에게 사용했을 때 혹시나 문제가 생길까 봐 겁난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청 안에 위치한 자동심장충격기 (사진=손의연기자)
◇적극적인 자동심장충격기 홍보 필요

전문가들은 시민들이 자동심장충격기가 주위에 있다는 것조차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강인혜 경일대 응급구조학과 교수는 “응급 의료 포털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동심장충격기 위치나 사용법을 찾아볼 수 있다”면서도 “자동심장충격기가 주위에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아직 많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심폐소생술은 최근에 많은 캠페인과 홍보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저변이 넓지 않다 ”며 “자동심장충격기에 대해서도 공익광고나 방송처럼 강력한 홍보 수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향후 주어진 예산에서 시민에게 자동심장충격기 위치나 사용방법에 대해 다각도로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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