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한땀 한땀 재봉틀로 박은 그림…유소라 '보통이 된 날'

2017년 작
사물이미지 그린 종이 솜·천에 고정한 뒤
실로 누비는 방식 완성…'바느질 드로잉'
펜 그림 같은 정교함에 입체감까지 갖춰
"일상의 순간 오래도록 꼼꼼히 기억하려"
  • 등록 2018-11-15 오전 12:10:01

    수정 2018-11-15 오전 12:10:01

유소라 ‘보통이 된 날’(사진=롯데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엉클어진 침대가 먼저 보인다. 대충 놓인 베개며, 귀퉁이가 맞지 않는 담요, 방금 벗어낸 듯한 옷가지까지. 바닥 사정도 다르지 않다. 알람시계·손목시계·스탠드·휴대폰 등이 제자리를 못 찾고 있다.

가늘고 거칠지만 정교한 묘사. 펜으로 쓱쓱 그은 그림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건 한 발짝 떨어져 봤을 때의 상황이고, 코앞까지 다가서면 다른 세계다. 재봉틀로 한땀 한땀 박아낸 ‘바느질 드로잉’이 펼쳐져 있으니까.

작가 유소라는 실과 바늘로 그림을 그린다. 모아뒀던 오브제를 다시 꺼내놓는 과정에 ‘바느질’이란 특별한 도구를 끌어들이는 거다. 사물이미지를 그린 종이를 솜과 천에 고정한 뒤 실로 누비는 방식이다. 대학에서 섬유미술과 조소를 동시에 전공한 장기를 한껏 발휘했다고 할까.

‘보통이 된 날’(2017)은 매일 쓰는 가장 친근한 내 물건을 평면에 박아낸 작품. 소소한 주름까지 놓치지 않는 덕에 입체감은 덤으로 얻었다. 일상의 순간을 오래 꼼꼼히 기억하려던 게 계기였단다. 제대로 방법을 찾은 듯싶다. 이렇게 꾹꾹 눌러박아버렸으니.

25일까지 서울 동대문구 왕산로 롯데갤러리 청량리점서 여는 개인전 ‘사소한 기념일’에서 볼 수 있다. 천에 재봉틀로 드로잉. 160×160㎝. 작가 소장. 롯데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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