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관의 워치독]“금투업계 혁신금융 분발”…금융위, 콕 찍어 주문한 이유

이데일리 금융투자시상식서 “혁신금융 업계 분발” 쓴소리
“자본시장 첨병 금투업계 투자 등한시…이는 분명히 문제”
“단기 실적 연연 돈 벌기 쉬운 부동산 늘려…협회와 논의”
금투업계 “함의 이해 못한 채 참여 저조하면 후폭풍 클 것”
  • 등록 2019-04-21 오전 9:00:00

    수정 2019-04-21 오전 9:00:00

금융규제샌드박스(혁신금융서비스 지정)향후 추진 일정 (자료=금융위원회)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지난 18일 ‘2019 이데일리 금융투자대상’ 시상식에서 김태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축사 도중 ‘깜짝 제안’을 했다. 김태현 상임위원은 “급변하는 시장에서 금융투자업계의 혁신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데일리 금융투자대상’에 ‘금융규제샌드박스상’을 신설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했다.

◇금투업계 참여 저조에 ‘쓴소리’

‘언중유골’이라 했던가. 김 상임위원의 깜짝 제안이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금융위가 콕 찍어 금융투자업계에 ‘쓴소리’를 하고 나선 이유는 뭘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참여 부족’ 탓이다.

김 상임위원은 “지금 진행하고 있는 금융 규제 샌드박스를 보면 금융투자업계의 분발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금융권에서 총 27건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신청했는데 금융투자회사는 2건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금투업계 유관기관 2건을 보태도 겨우 4건에 불과해 은행 9건, 카드 7건, 보험 6건에도 못 미친다고 김 위원은 지적했다.

김 위원은 “그동안 인터넷과 모바일로 대표되는 IT는 신문, 방송, 음악 등 다양한 산업에서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통해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변화해 왔다”며 “빅 테크(Big Tech)기업에 대한 규제움직임을 봐도 금융을 둘러싼 환경이 예측할 수 없게 급변하고 있어 금융투자업계가 정말 정신을 바싹 차리지 않으면 언제 뒤처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위가 가장 강조하고 있는 분야는 ‘금융규제샌드박스’다. 금융규제샌드박스란 신제품이나 신 서비스를 출시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모래 놀이터처럼 ‘규제 프리존’에서 새로운 산업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지난 2016년 영국에서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면서 처음 등장했다.

금융위는 지난 1일 혁신금융심사위원회를 발족하고 앞으로 금융규제 샌드박스 대상 서비스를 선정하기로 했다. 당시 공개한 우선 심사대상 19건엔 △은행의 부수 업무에 알뜰폰 판매를 포함해 은행ㆍ통신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고 △신용카드로 개인 간 송금서비스도 가능케 하는 등 혁신적인 안들이 포함돼 있다. 최장 4년간 규제 없이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어 금융권ㆍ핀테크 업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의 ‘경고’에 금투업계 ‘진땀’

최근 1주일 새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권의 핀테크 관련 행사장을 4곳이나 연달아 방문했고 김용범 부위원장도 최 위원장에 이어 행사장을 방문했다. 가히 ‘핀테크 장관’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금융위 내에서도 금투업계의 참여 저조에 불만 어린 목소리가 나온다. 장관이 노골적으로 관심을 표현하는 데 금투업계가 열심히 움직이긴커녕 시큰둥한 반응이라는 것이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자본시장의 첨병인 금투업계가 혁신금융서비스에 가장 저조한 모습을 보이는 건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증권사 등 금투업계가 단기 실적에만 매몰되다 보니 투자를 등한시한 채 돈 벌기 쉬운 부동산 투자만 늘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권용원 금투협회장이 IT업계에 오래 몸담았고 이 분야에 깊은 이해와 전문적인 지식을 갖췄다”며 “금투협회장과 구체적으로 얘기를 나누면서 업계 차원의 참여를 독려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금투업계도 금융위가 내비친 ‘함의’를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이데일리 금융투자대상 시상식에서 금융위의 축사는 예사롭지 않은 경고의 문구였다”며 “사실 금융위는 지금이 국내 핀테크 산업 육성에 온 힘을 쏟아부으며 ‘골든타임’이라고 여기고 있는 상황에서 금투업계가 저조한 결과를 보인다면 후폭풍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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