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백팔수(百八手): 78편] 사회적 감수성을 키워라

  • 등록 2019-04-25 오전 6:00:00

    수정 2019-04-25 오전 6:00:0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가끔 기업이나 조직 VIP가 했던 언론 멘트나 강연 발언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언론을 통한 발언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는 예전에도 흔했다. 하지만, 얼마전 까지만 해도 강의장에 있던 학생이나 청자로만 한정되던 강의 발언이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 전세계로 생중계되는 세상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논란은 늘어만 간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VIP들은 대부분 이렇게 항변한다. “내가 틀린 말을 한 것은 아니지 않나?” 사후에 그가 한 말을 가만히 곱씹어 보면 약간 부풀려 졌을 수는 있지만, 사실과 다르거나, 완전히 틀렸다고는 볼 수 없는 면도 있다. 최소한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사회적 논란은 일어났다. 왜일까? 그 발언 내용이 그냥 적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맥락과 상황에 적절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큰 문제가 된 것이다.

또 다른 문제 VIP들은 이렇게도 이야기한다. “내가 못 할 말을 했나?” 그 말을 듣고 발언 내용을 다시 들여다보면, 그 VIP가 하지 못할 말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오랜 삶과 경영의 경험이 있는 그분이 후배들과 동료들을 위해 한 말이었고, 그 말 자체가 전혀 그분이 못 할 말을 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그 발언 내용은 문제가 되었을까? 그렇다. 맥락과 상황을 적용해 보니 적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적절 했다면 문제도 없었을 것이다.

모든 발언 내용과 관련 논란은 ‘적절하지 않았던 것’에 문제가 있다. 해당 VIP가 사회적 감수성을 좀더 키웠더라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논란이니 더욱 아쉽다. 사회적 감수성의 부족 때문에 자신과 회사가 엄청난 곤욕을 치르게 된 것을 문제로 생각해야 한다.

어떤 VIP께서는 이렇게 웃으며 이야기한 적도 있다. “내가 이 자리에까지 올라서, 하고 싶은 말을 못하다니 참 갑갑합니다” 공감이 간다. 그 높고 파워풀 한 위치에 오르고도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며 눈치만 봐야 하는 심정이 오죽할 것인가? 그러나 그 VIP에게 필자는 이렇게 이야기해 드렸다. “하고 싶은 말씀보다는 해야 할 말씀만 하시면 안전하실 것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중요 하다기 보다는 VIP로서 해야 할 말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미다.

다른 한 VIP께서는 화를 내며 이렇게도 이야기하셨다. “뭐가 문제인가요? 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사소한 것을 트집 잡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봅니다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사소한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여러 사람들도 좀 궁금하기는 하다. 그 사람들만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었으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까지 문제라 공감하지는 않았을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러나, 일단 자신의 발언으로 사회적 논란이 일어났다면, 그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도 해야 한다.

VIP의 발언은 문제(problem)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VIP의 발언은 여러 문제를 풀기(problem solver)위한 것이어야 한다. 리더는 스스로 문제해결사(problem solver)가 되어야 한다. 자신이 바로 문제(problem)가 되어서는 절대 안된다는 생각을 해야 맞다.

사회적 감수성. 요즘 가장 핫 하게 VIP들을 노리는 사회적 감수성 논란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구태의연한 성감수성 부족, 여성관 부실, 정치적 입장 표현,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 성희롱, 막말, 갑질, 폭행, 법 위반, 과도한 강제와 명령 등이 최근 많은 VIP들을 노렸다.

VIP를 제외한 많은 주변 공중들은 더욱 민감한 사회적 감수성을 지니게 된데 비해, 아직도 일부 사회적 감수성이 부족한 VIP들이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다 보니 문제가 생겨나는 것이다. 따라서 VIP 스스로 자신의 사회적 감수성을 다시 돌아보고, 감수성을 높이는 데 노력해야 앞으로 좀 더 안전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사회적 감수성은 문제가 불거진 뒤 사과를 할 때도 문제가 된다. 일단 VIP 스스로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진정한 사과가 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다고는 하는데 VIP가 생각할 때 진짜 문제를 이해하기 어렵다 한다면, 그 후 억지로 진행되는 사과는 상당부분 효과도 의미도 없게 된다.

사후라도 사회적 감수성이 높아져서 재빨리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야 문제가 풀릴 것인지를 VIP 스스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사과도 정확히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 그래서 VIP의 사전과 사후 사회적 감수성은 최근 여러 케이스에서 매우 중요한 위기관리 자산이 되었다.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사과는 VIP에게 고통이다. 반복적으로 그런 사과를 하게 되면 VIP는 화가 난다. “내가 이렇게 고개까지 숙여 사과했는데, 왜 효과가 없나?” “사람들은 왜 내 사과를 의미 있게 받아들이지 않는가?” “이렇게 보면 사과라는 게 별반 효과가 없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과 의견을 피력하는 VIP가 있다면, 그는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감수성이 모자란 분이다. 정확하게 문제를 이해하면 진정한 사과가 나온다. 짜증이나 화를 내는 사과는 이해를 건너 뛰었기 때문이다. 효과가 있을 리 없다.

필자 정용민은 누구?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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