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1400의 미국 설계인증 취득은 원전업계만의 경사가 아니다. 무엇보다 미국, 프랑스 등 극소수 강국이 선도해 온 세계 원전 시장에서 후발국인 우리 기술력과 안전성이 최고 수준에 올라섰음을 당당히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NRC는 “APR1400에 더이상 기술적 문제점이 없어 신속한 법제화 절차를 진행한다”며 “15년간 유효한 인증이 APR1400 설계가 미국에서 사용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불안감이나 선입견에 사로잡힐 필요 없이 안심하고 운영해도 된다는 명쾌한 해석이다.
하지만 국내로 눈길을 돌리면 사정은 달라진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탈원전이 본격화되면서 원전업계는 일감 고갈 및 인력 이탈 등 악재에 짓눌리며 생태계 자체가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밖에서 박수를 받는 한국의 원전 기술력과 산업 뿌리가 안방에서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것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일방통행식 탈원전 정책을 멈추고, 원전산업의 가치와 잠재력을 제대로 인정해야 한다. 우리 기술을 스스로 귀하게 여기고 지켜야 해외시장도 활짝 열리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