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4만원' 백화점 이발소…"비싸도 손님 넘쳐요"

노태석 마제스티 대표…백화점 중심으로 바버숍 12곳 운영
구매력 높고 스타일 관심 많은 고객 위주…월 6000명 방문
바버숍 대중화 위해 문턱 낮출 방안 고민…가맹사업도 준비
  • 등록 2019-03-26 오전 5:30:00

    수정 2019-03-26 오전 5:30:00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남성도 외모를 가꾸는데 돈을 쓸 준비는 돼 있어요. 다만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없을 뿐이죠.”

노태석 마제스티 대표.(사진=마제스티)
노태석 마제스티 대표는 국내 바버숍 개척에 나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바버숍(barbershop). 사전적 의미는 이발소지만, 헤어 기술과 제공하는 서비스가 기존 이발소와는 비교가 안 된다. 영화 ‘킹스맨’을 연상시키는 고풍스러운 매장 분위기에 나만을 위한 맞춤형 스타일링까지. ‘아재’들이 가던 곳이 아닌, 멋을 좀 아는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국내 바버숍 프랜차이즈 1세대 격인 ‘마제스티’에서는 이발소나 미용실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통적인 스타일은 물론, 고객에게 맞는 트렌디한 스타일을 제안한다. 수염 손질로 남성만의 멋도 찾아준다. 탈모 관리와 머리 마사지뿐 아니라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는 얼굴 마사지, 머리·목 지압 등도 진행한다.

노 대표가 남성만을 위한 멋 내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버숍을 선보인 것은 인구의 절반인 남성들이 이발관 또는 미용실을 벗어나 고급화·차별화 서비스를 받을 수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그는 머리를 직접 만지지는 않지만 미용업계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여성 손님이 대다수인 미용실은 스타일과 시스템이 여성 위주일 수밖에 없다고 봤다. 수많은 이발소와 남성 전용 미용실이 있지만 트렌디한 스타일 구현과는 거리가 있다고 느꼈다.

사업 구상에 한계는 있었다.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자니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고, 서비스 이용 요금이 비싸면 고객 유치가 어려워지는 숙제를 해결해야 했다.

그가 찾은 해답은 백화점에 문을 여는 것이었다. 구매력 높은 고객이 주로 찾는 만큼 이용 요금이 일반 헤어숍보다 비싼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백화점 역시 바버숍 입점으로 백화점을 정기적으로 찾는 남성 고객이 늘 수 있어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마침 현대백화점이 판교점에 ‘현대 맨즈관’을 꾸리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남성 라이프스타일의 모든 것을 다루겠다고 나선 것도 기회가 됐다. 그렇게 2015년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마제스티의 첫 발을 내디뎠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입점한 바버숍 ‘마제스티’ 내부. 고급스러운 실내공간이 영화 ‘킹스맨’을 연상시킨다.(사진=마제스티)
그로부터 4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마제스티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돈을 지불하더라도 편안하게 나만의 스타일을 완성하려는 욕구가 있었던 30대 후반에서 40대 남성들의 선택을 받고 있어서다.

우선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시작으로 현대시티아울렛, 신세계 스타필드, 롯데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롯데월드몰 등으로 확장을 이어갔다. 총 12개 매장 중 청담 본점을 제외한 11곳이 백화점과 대형쇼핑몰에 입점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기업의 오너와 임원, 연예인들도 마제스티를 이용한다. 전 지점에 월평균 5000~6000명의 고객이 방문한다. 그중 1500명은 새롭게 바버숍을 경험하는 사람들이다. 헤어 커트 비용이 4만원에 이르지만 만족도가 높아 2~3주마다 정기적으로 방문해 면도나 관리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

다만 아직 바버숍 이용 고객은 한정적이다. 경제력만 있어도 안 되고, 스타일에 대한 관심만 높아도 안 된다. 두 가지 모두를 충족하는 사람만이 바버숍을 찾는다.

이에 노 대표는 바버숍의 문턱을 낮추고 대중화하기 위해 마제스티 가맹 사업도 계획 중이다. 2025년까지 1111개의 매장을 오픈하겠다는 목표다.

모든 매장이 마제스티와 같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발을 담당하는 ‘바버’ 육성을 위한 아카데미 1개, 10개의 플래그십 매장, 100개의 마제스티, 1000개의 대중화된 브랜드를 구성하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헤어디자이너가 남성 고객의 머리카락을 손질하고 있다.( 사진=마제스티)
대중화 브랜드 매장에는 키오스크를 도입해 음료 제공과 기본적인 서비스를 셀프로 받게 하고 아카데미 교육을 받았지만 기술이 완성되지 않은 바버가 서비스를 제공해 비용을 낮추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무분별한 출점을 막기 위해 아카데미에서 약 6개월간 교육을 받아야만 가맹점을 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본사와 가맹점주 간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 일정기간 내에 점포 문을 닫을 경우 창업비용의 80%를 본사에서 보장하는 시스템의 도입도 구상 중이다.

노 대표는 “최근에는 남성들도 외모에 신경을 쓰는 것이 최소한의 에티켓처럼 인식되고 있을 뿐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면서 바버숍이 명확한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며 “마제스티 바버숍을 토대로 그루밍 용품과 면도기, 헤어 제품, 패션 아이템 등 남성들이 원하는 스타일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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