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인 사업보고서]①260社의 한탄.."최저임금 탓에 어렵다"

  • 등록 2019-04-16 오전 5:00:00

    수정 2019-04-16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윤종성 전재욱 기자] 최저임금(최저시급 포함) 260회, 무역분쟁 180회, 북한(북핵 포함) 178회,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167회, 52시간 근무(근로시간 단축 포함) 129회.

15일 이데일리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12월 결산 법인(코스피·코스닥·코넥스·기타법인)의 ‘2018사업연도 사업보고서’ 2829건을 주요 키워드 별로 분석해 나온 결과다. 기업들은 주로 경영 실적이 악화된 배경이나, 경영환경의 대내·외 불확실성을 설명하면서 이 단어들을 사용했다.

어느 해보다 최저임금, 52시간 근무 등 정부 정책의 언급 횟수가 많았던 점이 눈에 띈다. 2017사업연도 사업보고서에서 최저임금과 52시간 근무 언급 횟수는 각각 210회, 33회에 불과했다. 기업들이 미·중 무역분쟁이나 대북 리스크와 같은 대외 변수보다, 정부 정책 등 대내 변수를 경영 환경이 악화된 주된 요인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대부분 한 해전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이 쪼그라든 기업들이 정부 정책을 언급했다. 특히 식료품과 의복업 등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정책 리스크가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식품업체인 풀무원(017810)은 “최저임금이 약 16% 상승하면서 인력구조 재편, 생산·물류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자동화로 대응했지만, 일부 비용 증가는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02억원으로 전년대비 23.7% 감소했다. 면사 제조사인 대한방직(001070)은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 본격적인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등으로 올해 영업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털어놨다. 이 회사는 지난해 134억원의 영업손실(연결 기준)로 전년(-99억원)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16.4%)에 이어 올해(10.9%)도 두 자릿수대 인상률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오르는 최저임금이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주 52시간 근무는 오는 7월1일부터 은행·보험·증권·카드 등 금융투자업계에 전면 도입되고, 내년부터는 상시근로자 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이 예정돼 기업경영을 더욱 힘들게 할 전망이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용 상승이 불가피해 지면서 대·중소기업 대부분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며 “52시간 근무 등의 확대 시행으로 정부 정책 리스크에 노출되는 기업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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