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e사람]스타벅스 음료 히트작 주역은 '신문방송' 전공

홍창현 파트장, 슈크림 라떼·아보카도 블렌디드 등 선보여 대박
식음료 거리 먼 전공은 '약'(藥), 선입견 없이 창의력 발휘
"시작이 누가 됐건 아이디어는 혼자가 아닌 협업"
차기 목표는 국내 茶 문화 부활
  • 등록 2018-09-13 오전 5:30:00

    수정 2018-09-13 오전 5:30:00

스타벅스 비(非)커피 음료 히트작 제조기 홍창현 파트장(카테고리 음료팀)이 서울 중구 소공로 스타벅스 소공동점 매장에서 머그잔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스타벅스)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국내 카페의 차 문화를 바꿔놓은 티바나(TEAVANA), 슈크림 라떼, 아보카도 블렌디드에 이어 최근 자색 군고구마 라떼까지….

스타벅스 비(非)커피 음료 히트작 개발의 중심에는 ‘식품’이 아닌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이가 있다. 지난 2015년 음료팀에 합류, 현재 카테고리 음료팀 파트장을 맡고 있는 홍창현(41)씨가 주인공이다.

대학에서 신문방송을 전공한 홍 파트장과 스타벅스의 인연은 우연으로 시작됐다. 학생군사훈련단(ROTC)을 마치고 제대 후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던 2004년 어느 날 스타벅스 기사가 눈에 띄었다. 1999년 이대 앞 1호점을 열고 국내 진출한 지 5년, 당시만 해도 스타벅스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했고 매장은 채 100개가 되지 않았다. (8월 말 기준 현재 매장 수는 1만2000여개다.)

홍 파트장은 “서로 파트너라고 부르며 직원을 존중하는 기업 문화가 가슴에 와 닿아 진로를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비전공자인 만큼 바닥부터 시작했다. 바리스타로 시작해 2010년까지 매장에서 일했다. 매니저 생활과 마케팅 업무, DM(상품기획 담당자) 등을 거쳐 음료팀 업무를 맡게 된 지 올해 4년 차다.

식음료와 거리가 먼 전공은 약(藥)이 됐다.

그는 “비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은 연구원과 책 등을 통해 쌓을 수 있었다”며 “무언가 새로운 것을 도입할 때 비전공인 게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관련 전공자였다면 아보카도나 슈크림을 음료로 만들 생각 자체를 못 했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창의력을 발휘하는 데 있어 어떤 선입견 없이 틀에 갇힌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점도 큰 도움이 됐다. 매장 운영과 현장에서 땀흘리는 파트너들을 가까이에서 봐 왔고,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간 새로 선보인 50여개 음료 중 ‘대박’을 낸 제품만 대여섯 가지. 그 중 최고작은 지난해 봄 시즌 한정으로 출시한 ‘슈크림 라떼’다. 1년 이상 공들여 개발한 이 제품은 역대 한정판 음료로 최단 기간인 출시 22일 만에 100만잔 판매를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부동의 1·2위인 아메리카노와 라떼에 이어 가장 많이 팔린 덕분에 비(非)커피 음료의 히트작을 가르는 ‘기준 아닌 기준’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선보인 ‘자색 군고구마 라떼’는 스타벅스가 국내 진출 19주년 만에 처음으로 고구마를 주제로 출시한 음료다. 차별화 지점을 고민하다 한겨울 드럼통 ‘군’고구마의 향과 맛에 초점을 뒀다. 6개월여 간의 개발을 거쳐 출시한 지 이제 일주일 정도지만, 느낌이 좋은 편이다. 판매 추이를 살펴본 결과, 예상치 보다 30% 웃도는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고 스타벅스 측은 전했다.

홍 파트장은 “공식 출시 전 시음 테스트에서 ‘오래 기다렸다’ ‘계속 팔았으면 좋겠다’는 등 파트너들도 인정해 줘 뿌듯했다”면서도 “슈크림 라떼의 명성을 넘어설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홍창현 파트장의 손을 거쳐 탄생한 스타벅스 히트 음료 제품들. 왼쪽부터 슈크림 라떼, 아보카도 블렌디드, 자색 군고구마 라떼. (사진=스타벅스)
온라인에서는 벌써 ‘핫’한 분위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출시 전 공개 영상은 나흘 만에 조회 수 17만건 이상을 기록했고, 1500여건의 댓글이 달리며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조회 수나 댓글이 인기 MD상품의 배 이상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일상 속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태블릿 PC에 기록하는 그는 “시작이 누가 됐건 아이디어는 혼자가 아닌 협업”이라고 강조했다. 주위에서 영감은 누구나 얻을 수 있지만, ‘정반합’을 거쳐 다듬어지고 발전하듯 ‘함께’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또 하나의 대박 상품 보다 국내 차 문화를 바꾸는 데 기여를 하고 싶은 욕심을 내고 있다.

그는 “커피의 대중화는 일상과 사람들 사이의 관계, 심지어 부동산 지도 변화까지 불러왔다”며 “명맥이 끊기다시피 한 국내 차 문화를 일상 속에서 부활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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