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에 `극과극` 상장사 대주주들

자사주 매입 늘어…KCC 등 사비털어 주식 사들인 대표들
한샘·녹십자 등 오너일가 대규모 지분매각 나서
대주주 지분매각 주의…"추가 주가하락 부추길 수 있어"
  • 등록 2018-10-22 오전 5:00:07

    수정 2018-10-22 오전 8:48:59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최근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주요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에 발벗고 나섰다.

이가운데 상장사 대주주들의 엇갈린 대응 방식이 눈길을 끈다. 정몽진 KCC(002380)회장 등이 사비를 털어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반면, 한샘·녹십자 등은 손실 방지를 위해 오너 일가가 대규모 주식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주가 조정 시 대주주의 주식 매도는 투매 현상을 부추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자사주 매입 늘어…사비털어 주식 사들인 대표들 `눈길`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4.44%, 5.37% 급락한 지난 11일 `검은 목요일` 이후 신영증권(001720)(106억원)을 비롯해 팜스코(036580)(50억원) KSS해운(044450)(20억원) 미원상사(002840)(5억원) 원풍(008370)(10억원) 등이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이달 국내 증시가 약세를 지속하면서 자사주 취득에 나선 기업은 13개에 달한다. 이는 지난달 보다 3개사 늘어났으며, 전년동월(7개) 대비로는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사들인 대표이사들도 있다. 정몽진 KCC회장은 증시 폭락 다음날인 지난 12일 30억원 규모의 KCC(002380) 주식을 보유예금으로 장내매수했다.

이재혁 이엘피(063760) 대표도 지난 12일과 15일 1824만원 규모의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김동철 동운아나텍(094170) 대표는 일반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개인 손해를 감수하고 주식담보대출 상환을 위한 지분매각에 나서 눈길을 끈다.

김 대표는 지난해 9월 2대 주주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주식 57만 여주를 인수하면서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인수 자금을 충당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증시 조정으로 금융 대출 기관에서 반대매매 의사를 전달해왔다. 반대매매 물량 출회로 주가 급락이 심해질 것을 막기 위해 김 대표는 지난해 인수 당시 주당 7955원(수정주가 기준)에 사들였던 주식을 주당 4800원에 양도했다. 124만주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처리하면서 김 대표는 최소 18억원이상의 손해를 감수했다.

지분매각 나선 대주주…“추가 주가하락 부추길 수 있어”

반대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손실 방지를 위해 대주주가 지분 매각에 나선 상장사도 수두룩하다.

한샘(009240)의 경우 조창걸 명예회장의 두 손자와 며느리가 73억원 규모의 보유지분 전량을 팔아치웠다. 미성년자인 두 손자는 지난 8일 총 2억5800만원 가량의 한샘 주식을 장내매도했으며, 각각 23억원 규모의 남은 지분은 시간외매매로 처분했다. 이들의 모친 김현수씨도 이달 들어 총 6억8600만원 규모의 주식을 장내에서 팔아치웠으며, 지난 8일 18억원 규모의 보유지분 전량을 시간외매도했다.

그리고 일주일뒤인 지난 15일 한샘은 `어닝 쇼크` 수준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한샘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8.8% 감소한 4284억원, 영업이익은 71% 줄어든 142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시장예상치를 대폭 밑돌았다. 이에 한샘 주가는 지난 16일 21% 급락하는 등 이달에만 34% 넘게 빠졌다.

허일섭 GC(녹십자홀딩스(005250)) 회장의 친인척인 허서연·허서희씨 등 6명은 지난 11일 이후 총 20만5661주의 녹십자엠에스(142280) 주식을 장내매도했다. 이는 38억원어치 규모다. 서울옥션(063170)의 경우 최대주주 이호재 회장의 두 아들 이정용 가나아트 대표와 이정봉 서울옥션블루 대표도 각각 10만주씩 총 20만주를 27억원에 시간외매도했다.

에스앤씨엔진그룹(900080)은 최대주주인 천궈웨이가 500만주(4.34%)를 주당 650원에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도했으며, MP한강(219550)도 최대주주인 MP그룹이 281만3636주(4.95%)를 주당 2200원에 장외 처분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대주주의 지분매각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대주주가 지분을 축소하게 되면 시장에서는 대주주도 현재 주가를 고점으로 판단했다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사주의 추가 매입은 회사의 전망을 밝게 보는 것이고, 반대로 지분 매각은 회사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다”며 “특히 주가 하락기에 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추격매도를 야기해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