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화된 후판값 갈등…조선 "유보해달라" vs 철강 "더 이상 안돼"

  • 등록 2018-07-18 오전 5:32:00

    수정 2018-07-18 오전 5:32:00

현대제철에서 생산한 후판.이데일리DB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선박 건조의 주요 재료인 후판 가격 인상을 두고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면서 후판 가격 인상을 유보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철강업계는 더 이상은 양보하기 어려운 지경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선사 경영이 회복되어 정상화될 때까지 후판가격 인상을 유보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후판가격은 각 철강업체와 조선소별 개별 협상을 통해 결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보도자료 배포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이 연속으로 인상됐고, 올해 하반기 인상 시도 역시 뚜렷해지고 있다”며 “양 업계간 대결 또는 갈등 구조가 아닌 상생을 위한 요청으로 이해해달라”고 전했다.

선박 건조 원가에서 후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반적으로 10~15%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경우 후판이 더 소요되기 때문에 20% 수준까지 차지한다. 지난해 대비 t(톤)당 10만원 정도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올 하반기 5만원 수준의 인상이 진행될 경우 조선소들은 올해에만 약 3000억원의 원가부담이 추가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철강업계에서는 이번 협회의 보도자료 배포에 불만섞인 반응이 흘러나온다. 개별 협상이 원칙인 후판가격 인상건을 여론전으로 끌고나오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최근 1~2년이 아닌 4~5년에 걸쳐 후판 가격 인상을 자제해 온 철강업계의 배려가 무색해졌다는 불만이다.

특히 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미 철강업계는 2014년을 전후한 시점부터 조선용 후판에서 지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건축 자재로 사용하는 비조선용 후판과는 가격 차가 이미 t당 10만원 이상 벌어진 상황”이라며 “철광석과 원료탄의 인상폭을 후판 가격이 전혀 따라가지 못하며 철강업체들은 손해를 감내해왔다”고 토로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2015년 55.71달러에서 2016년 58.36달러, 2017년 71.36달러까지 올랐다. 7월 둘째주 현재 63.85달러로 전년 대비해서는 안정됐지만, 2015·2016년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료탄 가격의 상승세는 더욱 가팔랐다. 원료탄은 2015년 87.75달러에서 2016년 두배에 가까운 142.73달러로 급등했고 2017년 188.34달러, 올해 7월 둘째주 194.55달러로 고공행진을 잇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사실 각 조선소 야드에서도 그동안 철강업계가 후판 가격 인상을 자제해준 점, 그리고 향후 후판 가격을 인상해야한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며 “다만 조선업계 상황이 절박한 만큼 현 시점이 아닌 내년 또는 내후년으로 인상시점을 늦춰달라는 부탁”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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