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조합 규제에…컨설팅社 증가세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최대주주가 변경된 상장사(유가증권·코스닥시장 합산)는 170여곳이다. 최대주주 변경 형태는 다양하다. 기존 최대주주와의 주식 양수도 계약이 약 30%를 차지하고 3자배정 유상증자에 따른 최대주주 변경도 20% 수준이다. 최대주주가 주식을 팔았거나 흡수합병, 상속 등을 통해 바뀌는 경우도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실제 사업을 이끌어가는 전략적투자자(SI)가 아닌 투자를 사업목적으로 한 FI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최대주주들의 업종을 보면 전체에서 31.6%(55개)가 경영컨설팅이나 투자자문을 영위하거나 개인이 모인 투자조합의 형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주인이 바뀐 상장사 세 곳 중 한곳은 투자 목적의 경영권 변동이 이뤄진 셈이다.
바이오 등 신사업 꾸려…주가 급등
새주인을 맞은 상장사들은 적극적인 신사업 전개에 나섰다. 진출 분야는 성장 동력이 큰 바이오 분야가 대부분이다. DB라이텍(045890)은 지난 5일 부동산 개발·공급과 경영컨설팅을 영위하는 프룩투스를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았다. 회사는 사명을 금빛으로 바꾸고 의료바이오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밖에도 두올산업(078590) 앤디포스(238090) 바이오닉스진(222810) 포스링크(056730) 등이 최대주주 변경 전후로 바이오 청사진을 제시했다. 증시에서 최대주주 변경이 일어날 때 관심을 받는 이유다.
실제 DB라이텍은 최대주주의 주식 양수도 계약이 이뤄진 10월 26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튿날 차익 실현이 쏟아져 25% 급락한 후 다시 4거래일간 49% 상승했다. 두올산업도 9월 주식 양수도 계약 소식 후 4거래일간 주가가 90%나 뛰기도 했다.
성과 담보 못해…리스크 노출 우려
새로운 성장동력을 장착해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상장사들의 노력은 주식시장 활성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우려가 큰 것 또한 사실이다. 우선 기존 사업의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신사업에 더 치중을 하는데, 무리한 자금 유치로 사업을 확대하다가 무산 시 반대급부가 크다는 지적이다. 바이오사업을 추진하는 곳 중 아직까지 실적에 관련 매출이 발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성장 가능성에 기대다보니 주가 또한 급등과 급락을 반복해 변동성이 높은 편이다.
증시 변동성을 틈타 허위·과장 정보로 주가를 띄워 이득을 보려는 일부 세력들의 개입도 예상된다. 실제 올해 FI로 최대주주가 바뀐 상장사 중 15곳 가량은 올해 경영권과 관련한 소송이 이어져 갈등을 빚고 있다.
금융당국도 불건전 세력의 증시 유입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무자본 인수합병(M&A)이 투자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관련 기업들의 회계 처리를 일제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은 투자자 유의 사항으로 △실체가 불분명한 비상장기업이 최대주주인 기업 △최대주주 변경 이후 거액의 자금을 조달한 기업 등을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