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제 발표 일주일…“재건축 호가 더 떨어지면 연락달라”

[상한제 발표 1주일]①'강남 집값 잡기' 극약처방에도 요지부동
호가, 둔촌주공 5000만, 은마 3000만원 하락 그쳐
시중 1100조 유동자금 매수세 부추기고
'양도소득세 폭탄' 걱정에 팔기도 부담
  • 등록 2019-08-19 오전 4:00:00

    수정 2019-08-19 오전 8:20:27

강남4구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미영 김기덕 기자] “며칠 전에 20억원 하는 은마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이 현금 싸들고 찾아와 가격이 더 떨어지면 연락달라고 하고 갔다. 5000만원 정도 떨어지면 사겠다는데 아직 그 선에서 팔겠다는 집주인은 없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A공인 대표)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들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사정권에 들었지만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예상보다 떨어지지 않고 있다. 나오는 매물도 귀한 편이다. A공인 대표는 “은마는 상한제 확대 얘기가 처음 나온 후부터 지금까지 전용 115㎡짜리 아파트가 3000만원 정도 떨어지는 데 그쳤다”며 “급하지 않으면 싸게 팔려고 하지 않아 생각만큼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지난 12일 민간택지 상한제 적용 계획을 발표한 이후 첫 주말인 17~18일 강남권 재건축 단지 주변 중개업소들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가끔 ‘얼마나 떨어졌느냐’ ‘더 떨어지면 연락달라’는 매수문의만 있을 뿐 매도자도 매수자도 급하지 않은 모습이다.

현재로선 조합원이 1만명을 넘는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만 호가가 5000만원(전용 50㎡ 아파트)정도 떨어졌을 뿐, 다른 재건축단지들은 분양을 앞당길 계획으로 매물 자체가 귀하다. 관리처분계획 인가까지 받은 둔촌주공은 10월 이전 일반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조합원 의견수렴에 시간이 많이 걸려 상한제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둔촌동 K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단지 전용면적 50㎡짜리 호가가 13억 5000만원 안팎에서 상한제 발표 후 13억원 초반으로 내려앉았다”며 “급매물 호가만 하락조정된 것이지 매물도 줄고 거래가 멈춰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 등은 분양시기를 조율하면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상아2차 조합 관계자는 “일반분양이 115가구밖에 안돼 10월 이전에 분양하면 큰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호가가 떨어지지 않은 데는 1100조원이 넘는 시중 유동자금, 금리인하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신반포3차 인근의 K중개업소는 “아파트를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은데 매물이 적다”며 “매물 문의하면서 자금출처 증빙을 걱정하는 분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이남수 신한금융 장한평역 리테일지점장은 “자산가들은 재건축에 학습효과가 쌓여서 가격이 떨어지면 사려 한다”며 “재건축이 얼마나 늦춰지든 학군 등 기반이 좋아 대체할 만한 지역이 없고 안전한 투자처라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도소득세 ‘폭탄’ 탓도 크단 분석이다. 아파트값이 오른 만큼 양도세 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반포주공 1단지 인근의 S중개업소는 “전용 105㎡가 작년 말엔 양도세 1억5000만원이었지만 지금 팔면 8억원이 넘는데 어떻게 팔겠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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