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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연예계에 '마태효과(Matthew Effect)'가 극심해지고 있다.
미국 사회학자 로버트 머턴이 명명한 '마태효과'는 성경의 마태복음 13장 12절에 착안한 것으로 일종의 승자독식 사회를 일컫는 말이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넉넉하게 되되 무릇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는 마태복음의 말처럼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사회 현상을 지칭한 것이다. 사회 어느 곳이나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지만 최근 연예계를 보면 ‘정상이 아니면 꼴지나 다름없다’ 식의, 이른바 ‘승자독식(The Winner-Take-All)’ 분위기가 팽배하다.
두드러진 분야는 가요계다. 최근 스타급 가수들은 컴백과 함께 모든 오락프로그램을 독식하고 있다. 올초 연예계 최고 아이콘이었던 소녀시대는 KBS MBC SBS의 각종 오락프로그램을 섭렵하면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들은 과거 인기가수들이 음악프로그램에만 전념했던 모습과 달리 버라이어티는 물론 코미디 프로그램, 아침 토크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독식하고 나섰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슈퍼주니어, 빅뱅, 원더걸스 등의 컴백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개별활동이 가능한 유닛으로 활동하면서 전방위로 움직이고 있다.
수익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요계 전반이 불황이지만 스타급 몇몇 가수들에겐 예외다.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경제불황속에서도 올 1/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2009년 1/4 분기 매출액이 144억원으로 전년대비 83%의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SM엔터테인먼트처럼 흑자를 낸 기획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고 있고 일부 기획사들은 부도의 위기까지 겪고 있는 것이 지금 가요계의 현실이다.
승자독식은 시청률, 인기에 좌우되는 연예계에선 사실 어쩔 수 없는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처럼 불황으로 주머니가 얇아지고 소비자의 기호가 최고에만 쏠릴 때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계속되는 연예계 마태효과는 심각한 불균형과 함께 부작용을 낳는다. 승자독식으로 인한 스타들의 겹치기 출연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으며 인기에 영합한 모델 선정은 제품보다 모델을 부각시키는 모순을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화계의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해선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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