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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유동성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도 자본 유출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미국 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달러화 강세가 동반되면서 위험회피 성향이 심화되고 금융 불안이 전반적으로 확산될 경우”를 전제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원장은 아직까지 금리 역전으로 인한 자본 유출 우려가 크지 않다고 봤다. 그는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 △풍부한 외환보유액 △순대외자산 등 대외 건전성이 양호하다”며 “정책 대응 여력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은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과 비슷하다. 그런데 국내 금리(기준금리 1.50%)는 영국(0.50%), 프랑스(0.00%)보다 높다. 여전히 원화 채권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안심은 금물이다. 정 원장은 “외국인의 증권투자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50.4%(신흥국 23개국 중 상위 3위)에 달하고, 미국과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총 무역액의 36.6%(신흥국 23개국 중 상위 6위)로 높은 것은 취약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정 원장은 “(자본 유출 위험은) 미·중 무역전쟁, 신흥국의 위기설과 맞물리며 복합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미리 예측하고 대응해야 견딜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