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던 서희경이 올해도 역시 다시 돌아온다. 선수가 아닌 해설자로.
오는 10월 4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다. 서희경은 하이트진로 챔피언십과 대회장인 블루헤런 골프클럽에 대해 “친정”이라는 표현을 썼다. 시집 간 딸이 아이를 업고 친정을 찾듯 서희경은 어느 새 세 아이의 엄마가 됐다. 이젠 ‘다둥이 엄마’다.
지난해에도 이 대회 해설을 맡았던 서희경은 “은퇴 후 골프를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해설로 팬들을 만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며 “지난해에는 엄마와 남편이 휴가를 내서 아이들을 봐줬는데 올해는 막내도 아직 어려서 걱정이다. 그래도 가족들은 마음 편히 다녀오라고 응원한다”고 했다.
한창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시기에 무대를 내려오는 게 쉬웠을까? 서희경은 머뭇거리지 않고 답했다. “미련이나 욕심이 있었다면 아마 은퇴 못 했을 거예요. 선수생활 동안 원 없이 다 쏟았잖아요. 우승도 했고, 미국도 갔고, 좌절도 했고요. 지금은 아이들 키우는 게 재미있어요. 남자 아이 셋이라 전투적인 매일을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마음이 편하고 너무너무 행복해요.”
서희경은 2009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자이기도 하다. 그해 대상, 상금왕, 다승왕 등 개인 타이틀을 휩쓸었다. 서희경은 아직도 당시 우승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2009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이 제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아요. 스폰서 주최 대회이고 루키 때부터 출전했던 터라 저만 느끼는 부담감이 조금 있었어요. 꼭 우승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는데 4라운드동안 샷 감각이 너무 좋았어요. 작년 해설 때도 그때의 기억이 또렷이 나던데요. 특히 시상식 세리머니 때 마신 맥주의 청량감은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긴 긴장감 끝에 마셨던 맥주였고 꼭 마시고 싶었던 맥주라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끝으로, 서희경은 이번 대회에서 어떤 내용의 해설을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시청자분들이 기술적인 것만 궁금해 하시는 건 아닐 거예요. 선수들의 뒷 이야기나 숨겨진 이야기처럼 사소한 것들에도 관심이 있을 거라고 봐요.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제가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속마음을 이끌어내야죠.”라는 답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