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독특한 자동차 구매 패턴이 있다. 바로 사전계약이다. 수 천 만원하는 새 차를 타보지도 않고 사겠다는 게 사전계약의 사전적 정의다. 물론 사전계약 물량이 곧 판매로 이어지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업체들이 앞다퉈 사전계약을 마케팅의 중요한 전략으로 여긴다. 통상 사전계약은 10만~30만원 정도 예약금을 걸고 개인 정보만 등록하면 된다.
가장 큰 이유는 광고 효과다. 신차를 정식 출시하기 전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 사전계약 때는 모든 신차 정보를 공개하진 않는다. 사전계약 앞뒤로 찔끔찔끔 차량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이를 통해 긴 시간 동안 신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를 유지할 수 있다. 또 사전계약 기간 동안 몇 대의 계약이 이뤄졌는지를 광고에 활용 할 수도 있다.
사전계약을 하면 실제 출시 이후 영업일수보다 더 긴 시간 영업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출시 첫 달의 판매량을 크게 부풀릴 수 있다. 또 신차 구매 대기층을 출시 때까지 묶어두는 효과도 있다. 사전계약을 통해 구매 일정을 앞당기게 하거나 경쟁사로의 이탈을 막을 수도 있다. 소비자들의 트림 및 옵션 선호도를 파악해 생산 물량을 조절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출고 적체를 방지한다. 수입차의 경우 사전계약 비율로 수입 물량을 결정하기도 한다.
수입차의 경우 초기 결함 문제는 보다 자유로운 편이다. 국내에 출시되는 수입차의 경우 이미 해외 출시 수개월이 흐른 이후 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수입차를 사전 계약으로 구매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해외 정보를 찾아 내가 사려는 차량이 해외에서 불량이 없었는지, 평가가 어떤지 알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사전계약 보다 시승을 해보면서 궁금한 점을 영업사원에게 물어보고 승차감이나 성능, 연비나 적재공간이 잘 맞는지 꼼꼼하게 체크하는 게 좋다. 아울러 나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차량이 어떤 것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주변에서 좋다고 추천하는 차 보다는 출퇴근 용도인지, 주말 레저용인지, 레저용이라도 큰 짐을 실어야 하는지 등 생각해 볼 요소가 여러가지다. 사전계약으로 인기 차량을 구매하는 것보다 출시 이후 발생되는 문제는 없는지 꼼꼼하게 인터넷에서 살펴본 뒤 시승 이후 구매를 결정하는 게 SNS 시대에 현명한 자동차 구매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