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록의 미식로드] 쌉싸래면서도 구수한 맛에 빠지다

  • 등록 2019-05-24 오전 6:00:00

    수정 2019-05-24 오전 6:00:00

다슬기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다슬기(이하 올갱이).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도 제각각이다. 충청도는 올갱이(올뱅이), 전라도는 대수리, 강원도는 꼴부리, 경상도는 사고둥 또는 고둥(고디)이 그것이다. 모양에 따라서도 염주알다슬기, 주름다슬기, 곳체다슬기, 참다슬기 등으로 다양하다. 식자재지만 명약에 가깝다. 다슬기는 간과 위를 보호하고, 숙취 해소와 해독 효과가 좋다. 또 빈혈과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인다. 깊고 맑은 물가에 주로 서식하다 보니, 올갱이가 있는 곳은 ‘청정지역’이라는 수식어가 따르기도 한다.

올갱이는 주로 ‘국’으로 먹어야 제맛이다. 그런데 ‘다슬기국’보다 ‘올갱이국’으로 해야 입에 착 달라붙는다. 서울에 상륙한 올갱이국도 다슬기국으로 고쳐 표현하지 않고 그냥 ‘올갱이국’이라고 그대로 적고 있다.

올갱이국을 제대로 맛보려면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일단 맑은 물에 2~3일 동안 담가 잔모래를 빼야 한다. 이어 깨끗하게 헹군 올갱이를 20~30분간 삶아 일일을 살을 뺀다. 그 좁고 작은 껍데기에서 부드러운 살을 끊어지지 않게 빼내는 일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올갱이국을 제대로 끓이려면 된장이 좋아야 한다. 올갱이국은 된장맛이 좌우한다. 올갱이의 쌉싸래하면서도 그윽한 향이 구수한 된장의 향과 어울리면서 맛의 상승효과가 나타나서다. 여기에 들어가는 부재료가 여럿 있는데 그중 올갱이와 가장 잘 어울리는 아욱이 으뜸이다. 아욱은 가을에 그 맛이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에 올갱잇국 또한 가을에 먹어야 가장 좋은 맛을 볼 수 있다. ‘가을 아욱국은 문을 잠그고 먹는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다.

전국에 올갱이국 맛집도 많다. 강원 영월의 ‘성호식당’도 그중 하나다. 탱탱함이 살아 있는 다슬기를 듬뿍 올린 비빔밥과 다슬기, 부추, 쪽파, 달걀, 밀가루를 버무려 바삭바삭하게 지진 전, 독특한 향과 개운한 맛의 올갱이전골, 풋풋한 봄나물과 버무려 쌉쌀한 올갱이 향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올갱이무침도 일품이다.

성호식당 ‘다슬기순두부’
성호식당 다슬기해장국
성호식당 다슬기비빔밥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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