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9.19군사합의, 北 숙원 풀어준 셈"

류제승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 인터뷰
"9.19 군사합의 1조 1항 '독소조항' 규정
"軍 실전적 훈련 기회 박탈..감각 저하 우려"
"北 도발 대응태세 복원할 수 있는 체계 가동돼야"
  • 등록 2019-09-23 오전 5:05:00

    수정 2019-09-23 오전 5:05:00

류제승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이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광장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남북간 9.19 군사합의서 체결 1년이 됐다. 그간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남북간 합의 사항 이행도 차질을 빚고 있다. 작년 말까지는 합의 이행이 원활한 듯 보였지만, 올해 들어선 사실상 진척이 없다.

류제승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은 9.19 군사합의에 대해 군사적 안정에 기여할 물리적·심리적 완충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너무 성급한 합의였고 실제로는 손해 본 합의서가 체결됐다고 평가했다.

류 부원장이 ‘독소조항’이라고까지 표현하며 문제삼은 합의 내용은 합의서 1조 1항이다. 여기엔 “쌍방은 대규모 군사훈련 및 무력증강 문제 등에 대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명시돼 있다. 우리 군이 통상적·방어적 차원의 훈련을 해도 북측이 훈련의 성격을 호도하고 무력증강 문제를 지적할 빌미를 줬다는 것이다.

류 부원장은 “우리는 이미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 준비를 끝냈지만 북측은 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고선 우리 훈련에 시비를 걸고, 자기들은 무력을 증강하면서 우리 F-35A 스텔스기 도입 등에 대해 비난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같은 합의는 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1조1항은)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체결 당시 북측이 요구했던 것으로 이를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인데 북한의 숙원을 풀어준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 접경지역에서 완충지대를 설정한 것과 관련해서도 류 부원장은 “군단과 사단 정찰기들이 사실상 기능을 할 수 없게 돼 정면의 산악 후사면 부대들을 정찰할 수 없게 됐다”면서 “실사격과 연대급 이하 부대의 기동훈련도 못하게 돼 실전적 훈련이 제한된다”고 말했다. 완충지대에서의 공군 항공기의 비행과 함정 기동훈련 등도 할 수 없게 돼 우리 군의 실전감각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게 류 부원장 생각이다.

류 부원장은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시범 철수에 대해서도 “북측은 160개고 우리는 60여개인데, 상호 11개씩을 없애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손해를 봤다”면서 “이후 지역 단위로 GP를 없애기로 했지만 북한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어 결국 이익만 챙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직접 도발하거나 위기 고조시 언제든 태세를 복원할 수 있는 체계가 가동돼야 한다”면서 “북한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또 초기 대응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전체적인 군사적 태세를 숙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류 부원장은 9.19 군사합의 체결 이후 북측이 물리적 피해를 주는 직접 도발은 하지 않았지만, 최근 10차례에 걸쳐 발사한 신형무기들은 전략적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방향이 우리쪽은 아니지만, 남한을 사정권으로 하는 신형 무기들을 발사해 사실상 우리에게 적대시 행동을 한 것이라는 얘기다. 류 부원장은 “우리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도발로 규정해야 하고,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라고 정의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해야 북한이 더 큰 도발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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