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함과 화려함' 블랙핑크가 알린 한복의 美

선비들이 즐겨입던 도포 철릭
다양한 전통문양과 노리개로 화려함 더해
"젊은층과 세계인에 한복 널리 알리는 "
  • 등록 2020-07-03 오전 12:00:00

    수정 2020-07-03 오전 12:00:00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신곡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에서 우리나라 전통 한복을 입고 나오며 신곡, 뮤직비디오와 함께 한복에도 전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NBC ‘지미 팰런쇼’에서 한복을 입고 무대를 펼친 블랙핑크(사진=NBC 방송화면)
풍성한 소매에 화려한 문양이 새겨져 있는 동양의 낯선 의상에 해외 팬들 사이에서는 궁금증이 집중됐다. 전통 한복 업계에서는 우리 고유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한복이 젊은이들과 세계로 널리 알려줬으면 좋겠다며 반기고 있다.

이상은 세계전통복식문화연구원 원장은 “이번 블랙핑크의 무대 의상은 전통 한복의 아름다운 곡선과 사선을 살리면서도 현대인들의 활동성을 높이게 재해석했다”며 “다양한 꽃문양, 노리개 등 장식 요소를 겸비한 부분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블랙핑크의 의상을 디자인한 단하 단하주단 대표는 “전통 한복을 그대로 따오면서도 일상생활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소매 넓이를 줄이거나 주머니를 부착하는 등 간단히 할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조선시대 선비가 즐겨 입던 도포와 철릭에서 모티브를 따온 블랙핑크의 의상에서는 한복 고유 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도포는 한복 중 가장 멋있으면서도 격식 있는 옷차림에 속한다. 깃·섶·고름은 요즘 두루마기와 같은 형태면서 넓이와 소매, 품이 매우 넓고 길이도 발목까지 미치는 형태다. 다소 긴 길이에 현대인은 물로 당대인들도 불편함을 느꼈다는 기록이 존재한다. 멤버 제니의 의상에서는 도포의 소매와 선을 살리면서 길이는 줄여 활동성을 높였다. 또 제니의 의상처럼 안이 훤히 비치는 시스루 소재를 선조들도 즐겨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1740년 조선 영조가 입었던 푸른색의 영조대왕의도포(英祖大王의道袍)는 정제되면서도 멋스러움을 한껏 드러낸다.

멤버 로제가 입은 의상은 무관들이 주로 입던 겉옷 철릭에서 따왔다. 저고리에 치마가 합쳐진 원피스 형태로 치마 부분에는 주름이 잡혀 있고 소매는 움직임이 많은 무관을 위해 반소매로 만들어 긴 소매를 탈부착할 수 있도록도 했다. 철릭은 고려 시대 몽골에서 들어와 문무관들의 복장으로 자주 사용되다 조선시대 들어 사대부들이 일상 외출복으로 입을 만큼 대중화됐다. 최근 신한복에서는 철릭 형태의 여성용 민소매 한복 원피스가 자주 등장한다.
영조대왕의도포(英祖大王의道袍)(사진=문화재청)
화려한 무대 의상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다양한 전통 문양과 노리개 등 장식요소도 눈에 띈다. 의상 뒷면에 새겨진 문양은 궁중유물인 ‘봉황문 인문보’에서 차용했다. ‘봉황문 인문보’는 조선 궁중에서 중요한 예물을 정성스럽게 싼 비단 도자기 중 하나다. 홍색 마직물 한 폭으로 구성된 보는 중앙에 원형으로 연주문과 뇌문에 둘러싸인 봉황 한 쌍을 그렸고, 바탕은 꽃과 넝쿨무늬로 가득 채워 우아함을 더한다. 이런 문양들은 모두 장수, 부귀, 평안, 자손 번창 등 뜻을 담고 있다.

멤버 지수가 입은 한복에서는 술 노리개를 어깨에 장식해 빛을 더했다. 노리개는 원래 저고리 고름이나 치마허리에 차는 부녀자들의 장신구다. 다채로운 색상과 귀한 패물을 사용해 단조로운 우리 의상에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미를 더해준다. 노리개는 다는 패물의 종류와 규모에 따라 예복용과 평복용으로 구분되며, 패물의 종류·형태, 술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경복궁 봉황문인문보(사진=국립고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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