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온 편지] 103. 소득은 적고 생활비는 비싼 나라

  • 등록 2018-11-22 오전 6:00:00

    수정 2018-11-22 오전 6:00:00

유럽 국가별 월 교통비(출처=가디언, 레보루트)
[런던=이데일리 이민정 통신원] 유럽에서 집세, 교통비 등 생활비는 비싼데 벌어들이는 돈은 상대적으로 적으면서 젊은이들의 생활이 점점 팍팍해지는 곳은 어디일까요.

유럽 곳곳에서 온라인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보루트’가 서비스 가입 고액 290만명의 실제 소득과 지출 데이터 등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영국은 임금 부분에서는 11위에 그쳤지만, 아파트 월 렌트비와 월 교통비 부문에서는 1위, 식료품비 부문에서는 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 임금 수준은 크게 높지 않은데도 아파트 렌트비, 교통비 등이 비싸면서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받는 다른 국가 국민과 비교했을 때 이같은 고정비용을 제외한 실제 사용 가능한 소득 부문이 적다고 해석될 수 있죠.

평균 영국인들의 세금을 제외한 실소득은 1976파운드(약 290만원)로 나타났습니다. 실소득이 가장 높은 국가는 스위스와 덴마크로 월 3000파운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실소득이 가장 낮은 유럽 국가로는 불가리아(월 408파운드), 루마니아(월 503파운드) 등이 꼽혔습니다.

이번 레보루트의 조사는 자사 뱅킹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소득과 지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습니다. 이 때문에 각국 통계청이나 유럽연합의 통계기관이 내놓는 자료들과 비교해 국가 전반의 상황을 대변한다고는 할 수 없죠.

그렇지만 레보루트가 유럽에서 빠르게 고객을 늘리고 있으며 이미 290만명의 데이터를 확보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조사로 레보루트의 주 고객층-주로 대학 교육을 받고 도시에 사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사이 출생한 사람들)-의 소득과 지출이 국가별로 어떻게 다른지 그 단면은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레보루트는 유럽에서 처음으로 서비스가 시작된 영국에서는 13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는 36만명, 폴란드에서는 22만명, 아일랜드에서는 13만명, 리투아니아 13만명, 스페인에서는 12만7000명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번 레보루트 조사를 보면 영국은 룩셈부르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부국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한테도 평균 실소득 부분에서 밀렸습니다. 1970년대만 해도 실소득이 영국 평균의 약 3분의 1에 불과했던 아일랜드도 월평균 2206파운드로 영국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슬로베니아, 에스토니아 같은 동부 유럽 국가들은 성장을 거듭하면서 평균 실소득이 그리스나 포르투갈 등 남부 유럽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집세 부분을 보면 영국 런던의 아파트 렌트 비용이 월평균 2159파운드로 유럽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영국보다 월 실소득이 높은 오스트리아 빈의 아파트 렌트 이용이 월평균 941파운드, 독일이 877파운드인 것과 비교하면 영국인들은 이들 국가 국민보다 실소득은 낮으면서 더 큰 비용을 아파트 렌트비로 내고 있는 것이지요.

런던 다음으로 집세가 비싼 유럽 도시로는 프랑스 파리(1928파운드), 룩셈부르크(1876파운드), 스위스 제네바(1770파운드), 스위스 취리히(1754파운드), 더블린(1589파운드), 핀란드 헬싱키(1551파운드), 노르웨이 오슬로(1543파운드), 이탈리아 밀라노(1424파운드), 덴마크 코펜하겐(1412파운드)이 꼽혔습니다.

가장 아파트 월 렌트비가 저렴한 유럽 수도 도시는 불가리아 소피아로 나타났습니다. 런던 렌트비의 18%인 394파운드만 있으면 아파트를 빌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죠.

또한 영국인들은 출퇴근 교통비로도 유럽 다른 국민보다 더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인들은 한 달에 약 135파운드를 교통비로 지출하는데 프랑스 국민이 한 달에 약 55파운드, 네덜란드 54파운드, 이탈리아인들은 47파운드를 교통비로 치출하는 것과 비교하면 3배 정도 교통비가 많이 드는 것이죠.

캠페인 그룹 ‘제너레이션 렌트’의 댄 윌슨 크로는 “영국 주요 도시의 집 렌트비가 비싸지면서 더 많은 영국인들이 일자리와 멀리 떨어진 곳에 집을 구할 수밖에 없도록 내몰리고, 이에 따라 교통비도 상승하게 된다”며 “정부는 집주인들이 과도하게 렌트비를 올리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외식이 아닌 슈퍼마켓 등지에서 사는 식료품 비용은 룩셈부르크가 247파운드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뒤를 스위스(225파운드), 영국(206파운드), 이탈리아(202파운드), 벨기에(202파운드), 스웨덴(199파운드), 포르투갈(197파운드), 아일랜드(195파운드) 등이 이었습니다.

유럽 단일 시장이 형성되면서 유럽 각지에서 생산된 저렴한 농산물들이 유럽 전역으로 수출되고, 독일 저가 수퍼마켓 체인인 알디나 리들 등이 유럽 곳곳으로 확장하면서 전반적인 유럽의 식료품 구입비를 낮추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등에 따르면 영국인들의 경우 생활비 지출 가운데 식료품 구매비용이 차지하는 부분은 약 8%에 불과합니다. 저가 브랜드인 알디와 리들의 영국 슈퍼마켓 시장 점유가 최근 13%까지 올랐는데 이처럼 더 많은 영국인들이 식료품을 저렴하게 사면서 전반적으로 식료품에 지출하는 비용도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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