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꾸 틈새가 드러나는 메르스 방역

  • 등록 2018-09-13 오전 6:00:00

    수정 2018-09-13 오전 6:00:00

질병관리본부는 어제 메르스 의심 증상으로 격리됐던 접촉자 10명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두바이 출장 후 의심 증상을 보였던 한국인 여성도 1차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첫 확진 환자 이후 평균 잠복기인 닷새째가 지나도록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국민 불안감은 여전하다. 접촉자 관리가 허술하게 이뤄지는 등 방역 대책이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확진자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외국인 115명 중 10여명의 소재를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일상접촉자로 격리 대상은 아니지만 매일 건강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감시 대상이다. 감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칫 감시 영역을 벗어나 있는 외국인들 중 어느 한 명이라도 ‘잠복기 상태’라면 방역에 큰 구멍이 뚫린 셈이다. 확진자를 공항에서 병원까지 태우고 간 택시 승객 27명의 신원 확인에도 닷새나 걸리는 등 접촉자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오락가락하는 발표도 문제다. 당국은 처음에는 확진자를 음압구급차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서울대학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두 번째 브리핑에서는 특수구급차라고 말을 바꾸더니, 나중에는 다시 일반구급차라고 번복했다. 2015년 사태 이후 공기가 밖으로 새지 않는 음압구급차를 전국에 배치했지만 정작 필요한 상황에서는 이용하지 않은 데다 거짓말까지 한 셈이다.

서울시가 메르스 대책회의를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하고 확진자의 신원을 공개하는 등 당국과 서로 다른 발표로 엇박자를 내는 것도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3년 전 큰 혼란을 불렀듯이 정부와 서울시 간의 갈등이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당국은 신속한 대응으로 2차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우쭐하며 안도할 때가 아니다. 틈을 보인 공항검역 과정, 부실한 접촉자 관리 등 허둥대는 꼴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감염병은 발생 못지않게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인 탑승객과 택시승객 등 접촉자의 소재 파악을 서둘러야 한다. 앞으로 열흘간이 고비다. 국민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고향을 오갈 수 있도록 추석 전에 종식시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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