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좌초됐던 대체거래소, 설립 준비 본격화

美 나스닥·Chi-x·BATS 등 글로벌 대체거래소 직·간접 참여 논의
정부정책 발표에 금투협·6개 대형증권사 TF구성…자본금 500억
“도입 시 거래 비용이 낮아지고 고빈도 매매 등 선진 기법 발달”
지역 여론과 시민단체 강력 반발 수차례 좌초…난제 해결 숙제
  • 등록 2019-02-12 오전 5:30:00

    수정 2019-02-12 오전 7:39:49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대체거래소(ATS) 설립 논의가 다시 수면으로 떠올랐다. 4년 전인 지난 2015년 금융위원회가 거래소 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한 뒤 시민단체와 지역 여론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속도를 내지 못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자본시장 규제 완화 정책과 맞물려 본격적인 도입 논의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수차례 도입 논의에도 추진 방식에 큰 변화가 없어 다시금 좌초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하반기 6개 대형 증권사와 함께 ‘자본시장혁신과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한 후 대체거래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TF에는 지난 2015년 대체거래소 출자를 검토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연내 증권사별 자본금 출자 지분율, 사업 모델, 해외 대체 거래소와의 협업과 추가 출자모집 여부 등을 구체화한 후 대체거래소 설립사무국과 위원회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 CNS를 시스템 개발 업체로 선정했다. 최초 자본금은 2015년 당시 200억원보다 300억원가량 늘어난 5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6개 증권사가 출자하면 주식회사로 출범한 뒤 거래소에 상장한 주식을 대상으로 독자적 매매체결시스템을 활용해 투자자에게 서비스한다. 대체거래소가 생기면 투자자의 주문을 받은 증권사는 한국거래소와 대체거래소 중 유리한 쪽을 선택해 거래를 체결할 수 있다.

TF에 참여한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위가 발표한 12개 혁신과제 가운데 대체거래소 설립 준비도 있다”며 “정책 추진에 따라 금투협을 중심으로 대체거래소 설립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시스템 개발과 사업 모델을 벤치마크할 대상을 찾고 있다”며 “미국 나스닥과 제휴를 맺었고 Chi-x(차이-엑스) 아시아 퍼시픽과 BATS(Better Alternative Trading System) 등과 거래소 모델 도입·출자 여부 제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TS 도입과 관련해 금융위 연구용역을 맡았던 길재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한양대 교수)은 “ATS를 도입하면 거래 관련 비용이 낮아지는 등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질이 높아질 것”이라며 “선진국에서 보편화한 고빈도매매와 같은 다양한 거래 기술도 발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체거래소 설립까지 넘어야 할 난관이 여전하다. 대체거래소는 지난 2015년부터 금투협과 7개 대형 증권사가 모여 대체거래소 설립을 추진했지만 부산 시민 단체 등의 강력한 반발로 전면 보류됐다. 과거 도입 무산 때와 상황이 달라진 게 없어 난제를 해결할 묘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와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미국의 대체거래소처럼 신속한 매매 시스템 구축과 수수료 리워드 등의 혜택을 도입해야 한다”며 “더 큰 문제는 거래소가 있는 부산 여론을 어떻게 달래느냐가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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