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미가 전하는 ‘4차 산업과 예술’

이상미 이상아트 대표(10회)
4차 산업으로 펼쳐진 예술민주주의
“우리 모두는 예술가이다”
  • 등록 2019-05-26 오전 7:00:35

    수정 2019-05-26 오전 7:00:35

[이상미 이상아트 대표] 1917년 프랑스의 예술가 마르셀 뒤샹은 미국 독립미술가협회 전시회에 리처드 머트(R.Mutt)라는 가명으로 남성용 소변기를 뒤집어 ‘샘’(Fontaine)이라는 작품을 출품했다.

뒤샹은 이 작품으로 예술계를 발칵 뒤엎을 뿐만 아니라 예술사에 큰 획을 그었다. 그는 레디메이드(ready-made), 즉 이미 만들어진 기성품을 활용해 본
이상미 이상아트 대표
래의 도구적 기능이나 목적을 박탈하고 예술적 가치를 부여하는 작품으로 창조했다.

이로써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것은 대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개념을 만드는 것으로 바뀌었다. 현대미술이 점점 난해하고 복잡해지고 이론이 중요해지는 것의 출발은 뒤샹에 있다.

샘이 등장한 지 1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 세월 동안 인류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전기 에너지 기반의 대량생산 혁명이 일던 2차 산업혁명을 지났다.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의 지식정보 혁명이 불던 3차 산업혁명을 거쳤다. 현재는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기반의 만물 초지능 혁명으로 사람, 사물, 공간을 초연결하고 초지능화해하는 4차 산업혁명을 맞이했다. 인간만이 할 수 있었던 예술을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인공지능의 창작물이 예술인가 예술이 아닌가에 대한 입장은 여전히 분분하다. 예술은 창조 행위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작가 고유의 해석이 없는 저작물은 예술 가치가 없으며 단순한 모사를 넘어설 수는 없다는 의견을 받아드리면 인공지능의 창작물은 예술이 아니다.

반면, 예술은 수용하는 인간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독자가 예술로 수용하고 인정한다면 인공지능의 창작물은 예술이 된다. 인공지능은 점차 더 발전할 것이고, 모방을 넘어 창조하는 시기가 온다. 인공지능의 창작물이 예술이 될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4차 산업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변화는 무엇일까? 낙관적 시나리오를 보자. 전문가들은 4차 산업으로 인간의 경제기반의 변화로 인해 기계가 노동을 대신하고 인류는 여가시간이 증대될 걸로 예측한다. 사람들은 기본소득을 받으면서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문화생활을 즐기는 풍요로운 사회에서 살게 된다.

줄어든 노동시간만큼 예술향유의 욕구를 충족하고 예술을 누릴 수 있는 주변 환경도 갖춰진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교육시스템 또는 교육용 프로그램의 개발로 기존 도제식 예술 전문가 교육 대신 누구나 예술을 배울 수 있는 예술민주주의의 실현이 가능해진다. 나아가 기술 시대를 맞이해 더욱 창의적이어야 하는 인류의 창의성 교육에 예술의 역할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된다.

대중들이 예술을 관람하고 작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만 머물렀다면 이제는 직접 창작자로 나서 예술 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예술에 대한 재능이 없어도 열정이 있다면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 인공지능, 3D 프린팅 같은 기술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누가 마르셀 뒤샹을 뛰어넘는 새로운 예술을 할 것인가? 인공지능일까? 아니면 사람일까? 이를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흥밋거리다. 미래를 무한 긍정도 부정도 아닌 객관적인 시선으로 조망해야겠지만 4차 산업은 예술사에 지대한 발전과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견은 틀림없다.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는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라고 말했다. 4차 산업으로 펼쳐질 예술민주주의로 불가능한 꿈을 현실로 펼치는 예술가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상미 대표는 프랑스 정부 산하 문화 통신부로부터 ‘프랑스 문화 자산 및 문화 서비스 전문가’ 자격증을 외국인 최초로 수석으로 2010년에 취득했다. 파리 현대 미술 갤러리 및 드루오 경매회사에서 실무를 경험했다. 서래마을에 있는 이상아트 스페이스에서 회화, 설치, 조각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전시와 문화예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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