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행동주의 태동]'주주가치 제고' 깃발 들었지만…기업가치훼손 우려도

주주제안·주주서안 보내는 기관투자가
"행동주의 펀드는 시대적 요구..주주역할·권리 인식"
  • 등록 2019-02-13 오전 5:10:00

    수정 2019-02-13 오전 5:10:00

[표=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최정희 이슬기 기자] 한국형 행동주의 펀드가 꿈틀거리고 있다. 작년 플랫폼파트너스가 맥쿼리인프라(088980) 운용보수 인하를 이끌어낸데 이어 올해 KCGI가 한진(002320)그룹을 겨냥해 펼치고 있는 주주 활동 하나 하나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대기업의 갑질 논란, 짠물 배당 등 부정적인 여론을 역이용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데다 국내 토종 펀드인 만큼 과거 칼아이칸, 소버린 등 해외 사모펀드에 씌워졌던 ‘먹튀 논란’도 피해갈 수 있다. 다만 행동주의가 `주주의 1인 시위`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기업의 업황이나 성장성 등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형 행동주의 펀드 규모는 대략 3100억원대에 불과하다. KB자산운용의 `주주가치포커스펀드`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주주행복펀드` 등 공모펀드가 210억원 가량 조성돼있고 나머지는 모두 사모펀드다. KCGI가 1600억원 규모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플랫폼파트너스는 작년말과 연초 일부를 투자회수하면서 370억원을 맥쿼리인프라 등에 투자한 상태다. 지난달 500억원이 조성된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의 지배구조 개선 펀드 외 증권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통해 판매되는 밸류파트너스의 행동주의 펀드, 페트라 코리아 거버넌스 포커스 펀드 등의 순자산 규모를 합한 액수다.

현재 전 세계 행동주의 펀드 규모는 80조~140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영국 증권정보업체 액티비스트 인사이트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 규모는 2017년 기준 1256억달러(약 141조2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작년 6월 맥킨지 앤 컴퍼니 조사에 따르면 750억달러(약 84조40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턱없이 미미한 규모다.

그러나 앞으로 행동주의 펀드 규모는 더욱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은 2000억원 가량 추가로 펀드 규모를 늘릴 예정이고 플랫폼파트너스도 500억원 가량 행동주의 성격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저성장으로 단순 주식 투자로는 수익률을 내기 어려워진데다 큰 손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주주권 행사를 강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엔 지배구조가 취약하고 쌓아놓은 현금 대비 배당이 인색한 기업들이 많아 주주가치, 기업가치를 제고시킬 만한 투자처가 충분하단 평가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상무는 “행동주의는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펀드이고 투자전략이나 우리나라는 아직 태동기”라며 “소액주주들이 상장사를 단순히 대주주가 소유한 개념이 아니라 주주가 공통으로 소유하고 있단 것을 인지하고, 주주로서 역할을 하고 권리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행동주의 펀드는 시대적인 요구”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주주 행동주의가 난립할 경우 기업 가치가 도리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투자수익 추구가 목적이기 때문에 과도한 배당요구 등으로 장기 경영 효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이나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수라는 진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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