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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최근 2~3년간 고액자산가 사이에서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주목받은 미국의 대표 소상공인대출펀드인 ‘다이렉트렌딩 펀드’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발이 묶여 모든 업무가 중단됐다. 다이렉트렌딩 펀드가 투자한 미국 중소 통신회사에서 약 1억9000만달러(약 2100억원) 규모의 대출 부도가 발생했다.
지난해 11월말 현재 다이렉트렌딩 펀드의 총 자산은 7억5800만달러(약 8500억원)다. 디폴트 규모만 총 자산의 25%로 대부분 복구가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돼 추가피해까지 우려되고 있다.
다이렉트렌딩 펀드는 미국 소상공인에게 사업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 배당을 주면 수익을 얻는 구조다. 국내 자산운용사도 지난 2017년부터 다이렉트렌딩 펀드에 약 2100억원가량을 투자했는데 올해 1월 투자금을 모두 회수해 디폴트 피해를 비켜갔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22일 “지난해 말 미국의 다이렉트렌딩 펀드에서 디폴트가 발생해 지급과 신규 투자 등이 모두 중단됐음을 확인했다”며 “국내 4개 자산운용사가 37개의 펀드를 통해 다이렉트렌딩 펀드에 2100억원가량을 투자했는데 다행히도 지난 1월 투자금을 모두 회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출 디폴트가 확정되기 직전이어서 연 6~7%의 수익률까지 더해 투자금을 극적으로 회수할 수 있었다”며 “현재 다이렉트렌딩 펀드 이외에 프라임메르디안 펀드 등 유사한 형태의 펀드가 있어서 이들 펀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고 했다.
자산운용업계는 애초부터 렌딩 펀드를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었다고 지적한다. 미국 대출채권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D자산운용 관계자는 “핀테크를 통한 우량 소상공인 대출이 가능해져 연 7%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로 인기를 얻었다”며 “다만 미국의 중소 상공인의 신용도나 영업 현황을 모두 체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해 차주에 대한 불확실성 리스크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