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군기반장' 이낙연의 쓴소리…"공무원 단점은 장관 책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
"공정경제, 기업 활력 저하 부작용 최소화해야"
'포용국가' 文정부 지속추진 가치.. 최저임금 속도조절
"내년 총선 역할론, 심부름 시키면 따르겠다"
  • 등록 2019-05-16 오전 12:56:51

    수정 2019-05-16 오전 12:56:51

이낙연 국무총리가 15일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이번에 미국에서 롯데케미칼이 31억달러를 투자했다. 이런 기업이 외국으로 나간 것에 착잡한 마음이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9일 루이지애나주 롯데케미칼 석유화학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대한민국의 성취가 미국의 성취”라며 “이 공장의 발전은 한미동맹의 발전을 증명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속은 쓰렸다. 백악관 집무실에서 신동빈 회장을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롯데그룹의 대규모 투자로 미국내에서 수천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자랑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 “롯데 미국투자 착잡…국내 투자매력 확대해야”

이 총리는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기업들의 해외 유출을 줄이고 국내에서 기업이 투자를 많이 할 수 있도록 투자 매력을 확대하는 정책을 보강해야 한다”며 했다.

이 총리는 당시 준공식에서 “롯데케미칼 루이지애나 공장은 한미 양국의 화학산업을 동반 성장시키면서 양국 에너지협력도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기업이 국내가 아닌 해외에 투자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것이다.

이 총리는 올들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대기업 총수를 직접 찾아가 투자 확대를 독려했다. 이 총리는 이날 토론회에서 핵심 경제정책인 공정경제와 관련, “훌륭한 가치지만 기업의 활력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정부가 지속적으로 가져가야 할 가치로 ‘포용국가’를 꼽으면서 “감성적으로 말하면 우리사회에서 가장 낮은 임금 받는 사람들 때문에 우리 사회·경제가 나빠진다는 말을 조심하자”고 했다.

반면 임금을 올려줘야 하는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이 부담해야할 경제적 어려움도 잘 알고 있다며 “가장 가난한 사람의 소득을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올려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고도 했다.

◇ “공무원 사회 단점 보완은 장관의 몫”

이 총리는 평소 장관들에게 엄격한 모습을 보여 ‘군기반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총리는 주재하는 국무회의나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현안에 대해 이해가 없는 장관을 거침없이 질책한다.

이 총리는 최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당정청 회의에서 공직사회가 현 정부를 레임덕 취급한다며 불만을 털어놓은 데 대해 “사실과 맞지 않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공무원 사회가 1년차, 4년차 사회가 따로 있나. 공무원 사회는 늘 공무원 사회”라면서 “그런 점에서 공직사회의 정확한 상태를 말한 것이 아니다. 당시 청와대가 걱정한 문제의 답답함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공무원 사회의 단점은 창의력이 부족하거나 전례를 따라가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인데 이를 보완하는 것은 장관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국회의 여야 대치 상황에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정부·여당의 협치 노력 부족을 지적하자 “참으로 아쉽게 생각하는 대목”이라면서도 “정부·여당의 노력이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한쪽의 노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야당도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국가적 문제가 있으면 함께 자리해주시는 게 어떨까 하는 제안을 조심스럽게 드린다”고 덧붙였다.

◇ 총선 역할론 등 향후 거취 말 아껴

이달로 취임 2년째를 맞는 이 총리는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향후 거취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범여권 대선주자 후보로서 쏟아지는 관심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 총리가 올 가을께 총리직을 그만두고 여당의 총선 선거대책본부장의 중책을 맡거나 2022년 대선을 겨냥한 서울 핵심 요충지에서 직접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이 총리는 최근 강원 산불 화재와 관련 현장을 방문하면서 깨알 메모가 담겨 있는 수첩 전문이 공개돼 큰 호응을 받았다. 그는 국민들이 왜 이 총리에 지지를 보내는 것 같으냐는 질문에 “반대로 제가 아주 나쁜 평가를 받았다면 정부에 큰 짐이 됐을 것”이라면서 “어떤 문제를 안정적으로 해결하는 그런 리더에 대한 목마름이 국민들에게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서 여권내 역할론이나 향후 대망론에 대해 “마음의 준비도 그렇게 단단히 돼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정부 여당에 속한 한 사람으로서 심부름을 시키면 따르겠다”는 발언은 이 총리의 퇴임 후 행보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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