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가정의 달에 잇따른 가족 참극

의정부에서 일가족 3명 사망…막내 아들만 생존
숨진 아버지 5개월간 화장실에 방치한 아들 구속
檢, '세월호 특조위 방해' 이병기·조윤선 징역 3년 구형
警, '정보경찰 정치공작 활용 의혹'이병기·조윤선 송치
法, '시험지 유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에 실형 선고
  • 등록 2019-05-25 오전 6:11:11

    수정 2019-05-25 오전 6:11:11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사건팀은 한 주 동안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소개하고 미처 기사에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 드리는 ‘사사건건’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사건팀] 가정의 달인 5월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에는 가족 참극이 잇따랐습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는 남편과 아내, 고등학생 딸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죠. 특히 일가족 중 중학생 막내 아들만 살아남아서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경기도 수원시에서는 아버지를 살해한 뒤 5개월 동안 집안에 내버려둔 20대 남성이 경찰에 긴급체포돼 국민의 공분을 샀습니다. 이번주 키워드는 △의정부 일가족 사망 △아버지 살해 방치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방해 △정보경찰 정치공작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입니다.

◇경찰, 의정부 일가족 사망 원인 ‘경제적 어려움’ 추정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에서 지난 20일 50대 남편과 40대 아내, 10대 딸이 한 방안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늦은 새벽까지 학교 과제를 하다가 자신의 방에서 잠들었다가 일어난 막내 아들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알려지게 됐는데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아버지에게서는 흉기 자해 전 망설인 흔적인 주저흔, 딸에게는 흉기를 막을 때 생기는 방어흔이 발견됐습니다. 아내의 시신에서는 목 부위 자상 이외의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는데요. 경찰은 남편이 아내와 딸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가족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는 유가족의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이번 사건의 원인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파악된 부채 규모는 대출 등을 포함해 약 2억원에 월 이자만 250만원 가량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편은 일용직 일자리라도 구하려 애썼지만 나이 등 탓으로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아내가 판매원 등으로 일하며 번 돈인 월 150만원으로 생계를 이어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금액으로는 이자와 주거비, 식비 등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 등 관계기관들은 막내아들을 돕기 위해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관계기관은 숨진 가족의 장례 비용 등 지원금 지급과 막내 아들의 심리적 보호와 상담을 비롯해 긴급생계비 지원 등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막내 아들은 현재 할아버지 집에서 지내고 있고 경찰 피해자보호팀의 심리 지원 등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대 남성, 말다툼 뒤 50대 아버지 살해 후 화장실에 방치

의정부 일가족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 21일. 경찰은 경기도 수원시에 사는 20대 남성을 50대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5개월 넘게 집 안에 내버려둔 혐의로 긴급체포했습니다. 건물 관리인이 집 주변에서 악취가 나자 임대 계약자인 20대 남성의 작은 아버지에게 집을 열어달라고 한 뒤 집에 들어갔다가 시신을 발견했는데요.

경찰 신고는 20대 남성이 했습니다. 20대 남성은 같은 날 “집에 사람이 죽어있다. 아버지가 누워있다”며 112에 신고했고 시신을 살펴본 경찰은 추궁 끝에 20대 남성으로부터 “내가 아버지를 때렸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대 남성은 지난해 12월 중순 자신과 말다툼을 벌인 뒤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20대 남성은 경찰에 당시 아버지 얼굴 등에 주먹을 두세차례 휘둘렀고 아버지가 피를 닦기 위해 화장실로 갔는데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자는 모두 직업이 없고 작은 아버지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단둘이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다. 부자의 자택은 화장실이 2개여서 20대 남성은 그동안 아버지 시신이 없는 다른 화장실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대 남성은 현재 구속된 상태입니다.

지난 4월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업무방해 사건’ 공판에 출석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오른쪽)이 재판이 정회된 뒤 남편인 박성엽 변호사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檢, 박근혜 정부 청와대 세월호 특조위 방해 주도

검찰이 박근혜 정부 당시 세월호 특별조사 위원회(특조위)의 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 등에게 모두 징역형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이 세월호 특조위 활동 방해사건을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가 가담하고 주도한 조직범죄로 보고 있는 것인데요. 검찰은 지난 21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 민철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세월호 특조위 업무방해 사건 1심 결심공판에서 이 전 실장과 조 전 수석,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검찰은 함께 기소된 안종범 전 경제수석과 윤학배 전 해수부 차관에게는 징역 2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이날 조 전 수석과 김 전 장관, 윤 전 차관에 대해 “특조위 설립 때 해수부 소속 공무원들에게 동향을 파악하도록 해 정부 여당에 불리한 결정을 차단했다”며 “특조위가 활동한 이후에는 내부 동향 파악과 보고를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피고인 김영석·안종법·이병기·윤학배는 서로 공모해 해양수산부 공무원들에게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 조사 안건을 부결시키기 위한 기획안 작성을 지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피고인들은 최후진술을 통해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는데요. 지난해 3월 시작된 이 재판은 39차례 공판을 거치며 1년 넘게 이어져 왔습니다. 선고 공판은 다음달 25일 열립니다.

◇警, ‘정보경찰 정치공작 의혹’ 6개월간 40여명 72회 조사

경찰은 이틀 뒤인 지난 23일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현기환 전 정무수석 등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인사들을 무더기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의 정치관여와 불법사찰 정황이 담긴 이른바 ‘영포빌딩 문건’에서 이들이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인데요. 청와대 인사들이 정보경찰을 수족처럼 부리면서 정치공작에 활용했다는 것입니다.

경찰은 박근혜 정부 당시 정보국에서 작성·배포한 위법 정보문건과 관련해 이 전 실장과 조·현 전 수석, 구은수·이철성·박화진 전 사회안전(치안)비서관 3명 등 총 6명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이 전 실장 등은 자신의 일반적 직무권한을 남용해 정보국 정보경찰에게 ‘정치·선거에 관여하는 성격의 정보’와 ‘좌파·진보 등 특정 성향의 인물·단체·세력을 견제하는 등 이념편향적인 성격의 정보’를 보고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비서실장과 청와대 수석 회의에서 특정 안건을 상정해 해당 정보를 알아볼 것을 지시하고 청와대 행정관은 경찰청 정보국 실무진에게 이를 전달, 보고서를 다시 받는 방식으로 정보경찰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이 관여한 문건은 국가보조금과 국회법 △세월호특조위 △원세훈 △역사교과서 △지방선거 △진보교육감 △재보선 △총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명박 정부 당시 경찰청 정보국에서 작성한 130여건의 정보문건에 대한 조사를 하던 중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정보국에서 위법성이 의심되는 정보문건을 작성해 배포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해 8월 전담수사팀을 추가로 편성해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참고인 34명, 피의자 6명 등을 상대로 약 72회의 조사를 진행했다.

쌍둥이 자매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이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교육신뢰 저하”…法,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징역 3년 6월

법원이 쌍둥이 딸들에게 학교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에게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는 지난 23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52)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습니다. 현씨는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치러진 정기고사 총 5회 문제와 정답을 유출해 학교의 성적관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데요.

재판부는 “쌍둥이 자매는 4번에 걸쳐 전 과목의 유출된 답을 암기한 다음 이를 참고했고 그 결과 전 과목에서 실력과 다르게 대폭 향상된 성적을 거둔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면서 “모종의 경로로 쌍둥이 자매가 입수한 이상 모종의 경로는 A씨를 통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현씨가 시험지에 대한 결재권한을 가진 점 △정기고사 전 주말 근무를 하고도 이를 근무 장부에 기록하지 않는 점 등을 유죄 판단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재판부는 또 쌍둥이 딸들의 의심스런 성적 상승과 행태 등도 유죄 판단의 주된 이유로 삼았는데요. 재판부는 △쌍둥이 딸 중 한 명이 시험풀이 없이 물리1 과목을 전교에서 유일하게 만점을 받은 점 △시험지에 ‘깨알 정답’을 적어둔 점 △쌍둥이 딸 모두 출제 직후 정정된 답안에 대해 정정 전 답안을 정답으로 기재한 점 등을 들어 현씨가 사전에 문제를 두 딸에게 유출했다고 봤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현씨의 행위로 숙명여고의 업무 방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고 숙명여고뿐 아니라 다른 학교도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게 됐다”며 “교육향상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깨지고 교육 업무에 성실히 종사하는 다른 교사들의 사기마저 떨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씨 측은 선고 직후 항소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숙명여고 측은 징계위원회와 재심의를 거쳐 현씨를 파면 조치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쌍둥이 자매의 성적을 0점으로 재산정한 뒤 퇴학 처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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