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검댕은 자유다…임만혁 '강릉이야기 17-1'

2017년 작
한지에 목탄 긋고 색 입혀 옮긴 세상 풍경
작가고향 강릉에까지 이른 사람사는 여정
  • 등록 2019-10-17 오전 12:25:00

    수정 2019-10-17 오전 12:25:00

임만혁 ‘강릉이야기 17-1’(사진=이상원미술관)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검댕을 묻힌다’고 한다. 그을음이나 연기로 얼룩이나 무늬가 생겼을 때 말이다. ‘묻힌다’가 그렇듯, 일부러 만드는 일은 거의 없을 터. 그런데 작가 임만혁(51)이라면 좀 다르다. 그이는 자신이 만든 인물·사물·배경에 예외 없이 검댕을 칠해대니까.

맞다. 작가는 거뭇거뭇한 세상풍경을 옮겨낸다. 한지에 목탄을 긋고 전통안료를 입혀내는 건데. 방식은 한결같지만 내용은 좀 달랐다. 20여년 전인 초기엔 외롭고 우울한 인물이 많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이 모여 가족이 됐다. 아옹다옹 엉키고 번진 그들이 행복으로 향하는 길을 냈다. 그곳이 아마 작가의 고향인 강릉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후 가족 외에 공동체의 갈망까지 얹은 ‘강릉 연작’을 하나둘씩 발표했으니.

‘강릉이야기 17-1’(2017)는 그중 한 점. 특별히 강릉단오제 설화를 소재로 했단다. 원근 무시 명암 무시, 가늘고 긴 팔다리, 큰 눈동자의 얼굴에 묻힌 검댕이 묘한 해방감을 준다. 목탄으로 작가가 의도한 게 있다면 자유가 아니었을지.

12월 29일까지 강원 춘천시 사북면 이상원미술관서 여는 개인전 ‘화가의 눈’에서 볼 수 있다. 초기작부터 근작까지 아우른 20여점을 걸었다. 한지에 목탄채색. 133×176㎝. 작가 소장. 이상원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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