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채용시장 판도 바꾼다

삼성 등 기업, 채용시 인성평가등 SNR 활용 급증
고졸·지방대·장애인·실버 등 새 채용수단으로 부상
인위적 평판 관리, 사생활 노출 등 부작용도 많아
  • 등록 2012-09-10 오전 8:00:00

    수정 2012-09-10 오전 8:00:00

[이데일리 류준영 기자] 1. SK텔레콤은 국내 기업 최초로 학력과 토익점수 등 소위 ‘스펙’을 배제한 채 순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만을 검증해 선발하는 ‘소셜매니저 인턴사원’을 지난 4월 실시했다. SK텔레콤이 운영하는 기업블로그 등 미디어 전 채널을 운영·관리하는 업무에 약 1500여명의 후보자가 몰렸다.

2. S기업 배정만(33세)씨. 앱(APP) 개발 능력을 인정받아 단시일에 두 번이나 직장을 옮겼다. 이력서를 단 한번도 써본 적 없다는 그는 앱 개발자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 중 우연찮게 헤드헌팅 담당자에 눈에 띄어 입사 제안을 받았다. 그렇게 카카오와 인연을 맺을 수 있었던 그는 ‘카카오톡’ 개발에 참여했고, 그 성과를 인정 받아 더 높은 연봉을 제안한 S기업까지 진출하면서 앱 스타 개발자로 자리매김했다.

‘소셜네트워크 리크루팅(SNR· Social Network Recruiting)’이 취업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SNR은 달라진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채용 눈높이를 맞출 수 있어 대기업 채용 평가방식으로 최근 선호도가 급속히 늘고 있는 추세다. 실무능력뿐 아니라 창의성을 겸비하고, 기업 분위기와 잘 어울릴 수 있는 인성을 갖춘 인력을 평가할 때, 기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만으로는 면밀하고 객관적인 측정이 어렵다는 게 인사담당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렇다 보니 SNS를 통한 채용코너를 직접 운영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삼성은 인사팀 담당자 20여명이 삼성 트위터 1만2000여명의 팔로어와 대화를 나누며 새 인재 발굴에 힘쓰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모바일메신저인 카카오의 ‘플러스친구’ 서비스를 통해 구인광고를 내고 있다. GS칼텍스는 대졸신입사원 채용을 위해 페이스북을 통한 ‘소셜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서류와 필기시험을 통과한 1차면접 대상자에게 분야별로 재직 중인 사원과 이메일, 트위터 등을 통해 1대 1로 교류할 수 있는 채널을 오픈해 보다 심도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국내기업 17.1%가 SNS 채용정보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람인의 ‘거기어때’ 베타서비스 페이지 사람인 제공
이에 맞춰 취업포털사이트들도 SNR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구직자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람인은 소셜매칭 모바일애플리케이션인 ‘거기 어때’가 인기를 모으자 PC 버전으로 확장한 ‘내 친구가 헤드헌터가 되는 곳, 거기 어때’ 베타버전을 지난 3일 오픈했다. 이 서비스는 페이스북과 사람인의 채용공고를 매칭한 후 해당 기업 재직자나 재직경력이 있는 인맥을 연결해 기업정보와 문화 등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인맥 매칭 플랫폼’ 서비스다.

커리어는 지난 3월말 ‘잡링크’ 베타서비스를 오픈한 후 마이크로블로그 순위 8위권(랭키닷컴 9월 7일 기준)까지 진입했다. 최초 서비스 당시 5000명 수준이던 방문자수는 지난달 38만79명까지 늘었다. 인크루트는 지난해 12월 SNS를 통한 ‘평판조회’ 및 ‘인재추천’ 서비스 등의 메뉴를 추가해 홈페이지를 리모델링 했다. 이후 이력서 등록 회원수의 3분의 1(150만명) 가량이 소셜 메뉴 기능을 활발히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올 하반기 취업시장에서 고졸자와 지방대학생, 장애인, 재취업이 필요한 베이비붐세대 은퇴자를 고용하는 ‘나눔 채용’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SNR의 활용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 하반기 국내 대기업 고졸채용 규모는 신규채용인력의 30% 안팎으로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중대 SNS 컨설턴트는 “취업에 불리한 고졸자와 장애인, 실버세대는 취업실패율을 낮추기 위해 기업체가 요구한 업무능력과 개인의 능력을 철저하게 검증해 연결해줄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SNR 솔루션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커리어는 고졸 채용 페이지를 새롭게 신설할 계획이다. SNS 활용도가 특히 높은 세대인 점을 감안해 SNS를 통한 ‘회사-구직자’간 매칭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SNR 채용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자신에 대한 온라인평판 관리가 더 철저해지면서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SNS 본질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따른다. 사생활 침해 논란도 빗겨갈 수 없다. 개인정보를 통한 신종사기에도 휘말릴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전화나 대면 방식으로 사람을 뽑던 다단계 사기범들이 최근엔 SNS 정보를 활용해 판매자를 끌어모으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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