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위기, 투자자 발동동]펀드·채권 투자액 25조 '적신호'

신흥국 채권·펀드 자금, 24.6조원 규모..투자자 '발동동'
"금융위기 확산 가능성 높지 않아..국가별 전략 세워 대응해야"
  • 등록 2018-09-12 오전 6:00:00

    수정 2018-09-12 오전 8:28:31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2008년 9월15일 미국 투자은행 4위였던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전 세계가 금융위기로 몸살을 앓은 지 10년, 주요 신흥국들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 진앙지는 다시 미국이다. 금융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풀었던 유동성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신흥국들의 통화가 급락하고 자본이 유출되는 양상이 되풀이 되면서 과거의 악몽이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신흥국의 성장성과 환율이라는 이중 수혜를 노리고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 규모가 25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이미 큰 손실을 보고 있지만 바닥을 알수 없어 불안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신흥국 관련 채권과 주식·채권형펀드에 투자한 금액은 모두 24조6439억원 규모다. 국내 7대 증권사(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를 통해 집계한 결과 브라질·인도·터키·러시아 등 신흥국 채권은 모두 8조1742억원 규모가 팔렸다. 이중 브라질채권 판매잔액이 8조735억원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터키채권 판매잔액은 431억원에 그쳤다. 인도와 러시아 채권도 각각 251억원, 324억원 가량 팔렸다.

중국·베트남·브라질 등 신흥국 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에는 16조4697억원 규모가 유입됐다. 신흥국에 투자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을 감안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마나 베트남과 인도 증시가 견조하면서 선방했지만 나머지 신흥국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달러 대비 인도 루피 환율이 사상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며 올 들어 15% 급락했고 브라질 헤알화도 연초 이후 달러 대비 25% 급락하는 등 신흥국 통화가 동반 하락하면서 주식·채권·환율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터키발 금융위기 우려에 불안한 투자자들이 MMF에서 자금을 빼는 ‘펀드런’ 사태가 이어지면서 환매중지라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카타르 국립은행 정기예금이 기초자산인 ABCP에 투자한 MMF의 자금이탈 등으로 8월 한달 동안 17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 순유출이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터키와 아르헨티나에 이어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도 불확실성에 휩싸이면서 신흥국 불안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무조건 투매에 나서기 보다는 신흥국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국가들 위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채원 한국밸류운용 대표는 “이번 신흥국 위기가 금융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이미 손실이 크다면 무조건 투매에 나서기 보다는 국가별로 전략을 세워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환보유고가 너무 적거나 외채가 많아 금융위기로 갈 가능성이 있는 나라는 회복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수출이 잘되거나 카타르처럼 원자재가 풍부한 나라들은 국가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개별국가별로 위험도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면서 “환율이나 수익률이 선방하고 있다면 투매보다는 리스크 관리를 하는 것이 좋을 것”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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