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출입정지 당한 CNN, 트럼프에 '소송'

"모든 언론인에 '냉각 효과' 만들어낼 것" 주장
  • 등록 2018-11-14 오전 3:42:20

    수정 2018-11-14 오전 3:42:20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여성 인턴이 질문을 이어가는 CNN방송 짐 아코스타 기자의 마이크를 빼앗으려고 하고 있다. 사진=CNN방송 캡쳐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반(反) 트럼프 매체인 미국 CNN방송사 기자에 대한 백악관의 출입금지 조치가 결국 소송 전으로 비화했다. CNN이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 도중 질의응답 과정에서 설전을 벌인 자사 백악관 수석 출입기자 짐 아코스타에 대해 백악관이 출입정치 조처를 내리자, 소송으로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 등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CNN은 이날 성명을 내어 “우리는 짐에게 패스(출입증)를 돌려주도록 요구하는 즉각적인 금지명령을 법원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송은 CNN과 아코스타 기자에게 한정된 것이지만, 이 같은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었다”며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백악관의 행태는 선출된 관리들을 취재하는 모든 언론인에게 위험한 ‘냉각 효과’(chilling effect·위축)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CNN의 변호인인 시어도어 올슨은 “아코스타의 출입이 원상회복돼 언론이 자유롭게 거친 질문을 하고 정부 관료들에게 따지고 국정을 국민에게 알릴 수 있다는 것을 모든 언론 구성원들이 알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소 대상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 등이 포함됐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아코스타 기자는 당시 회견에서 미국행(行) 중남미 이주자 행렬(캐러밴) 문제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캐러밴을 ‘침략자’로 묘사, 그들을 악마처럼 보이게 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까지 거론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충분하다. 마이크를 내려놓으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후 여성 인턴이 마이크를 빼앗기 위해 다가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대에서 잠시 물러나면서 회견은 중단됐다. 화가 덜 풀린 트럼프 대통령은 돌연 아코스타 기자에게 삿대질을 하며 “당신은 무례하고 끔찍한 사람이다. CNN에서 일해서는 안 된다. 당신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과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은 끔찍하다”며 비난을 이어갔다. 마이크가 아코스타의 손을 떠난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CNN이 많이 하는, 가짜뉴스를 보도하면 당신은 국민의 적이 될 것”이라고 악담을 퍼부었다.

백악관은 결국 아코스타의 출입을 막기로 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당일 성명을 통해 백악관 여성 인턴과의 마이크 실랑이 과정에서 팔이 닿는 신체 접촉을 지적하며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해당 기자의 출입을 중단시킨다”고 밝혔다. 이에 아코스타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나는 방금 백악관으로부터 출입정지를 당했다”고 확인했다. 다만, “나는 그(여성 인턴)의 몸에 손을 대거나 만진 적이 없다.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