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③]악성루머 양산하는 연예·방송 이니셜 놀이, 중단해야

  • 등록 2008-10-06 오전 10:58:07

    수정 2008-10-06 오후 4:25:22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연예인들은 자신들이 루머의 피해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일부이기는 하지만 연예인들은 루머를 만들어내는 또 다른 생산자다.

연예인들이 만들어내는 루머 가운데 하나는 방송 중에 이야기하는 이니셜 게임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우리의 방송에서는 다양한 연예인들이 나와 자신의 경험담을 A양, B군 등으로 나타내는 이니셜 게임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들은 ‘K와 사귀었다' 'J는 짠돌이였다' 등 과거형이 대부분이지만 연예인들이 방송에 나와 직접 말하는 내용이라 다른 정보에 비해 신뢰도가 높다.

연예인들이 이니셜 게임을 한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 입에 회자되고 사람들은 연예인이 준 정보를 바탕으로 퍼즐 놀이를 하기 일쑤다.

문제는 이 퍼즐 놀이가 루머의 진원지라는 점이다. 루머를 만들어내는 것은 방송사 프로그램이지만 이를 적극 활용하는 사람은 단연 연예인 자신들이다.

연예인들은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하기만 하면 의례 첫 키스, 성형, 소개팅 등의 경험탐을 털어놓는다. 처음에는 과거의 가벼운 에피소드를 들려주던 수준을 넘어 이제는 감춰왔던 프라이버시도 서슴없이 털어놓는다. '어떤 남자가 끊임없이 자신에게 대시를 한다' 정도는 애교다. 재벌 2세 이야기나 성상납 등 영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도 이니셜을 통해 곧잘 내뱉는다. 이런 포맷이 오락프로그램에서 빈번히 나오는 건 과거사를 '고백하는' 연예인이나 방송국의 스태프 모두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포맷은 연예인들의 발목을 잡는다.

이니셜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들은 이제 단순히 네티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데 끝나지 않고 구체적인 이름이 언급돼 찌라시 등 증권가 정보지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정보지들은 어느 연예인이 어떤 방송에서 어떤 이야기를 털어놓는지에 대한 배경과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누군지까지 소상히 밝힐 뿐 아니라 그 이야기가 과거 몇 년 전 어디서 했던 이야기다 라는 사실까지 밝힐 정도로 상세함을 자랑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루머는 다시 연예인의 목을 죄는 기반이 된다. 연예인들의 이니셜 게임은 케이블 TV의 이니셜 놀이를 통해 확대 재생산된다. 이니셜을 사용하는 모 케이블 프로그램의 토크쇼는 이성관계, 몸 로비 등 치명적인 루머를 확인된 사실인 양 이야기한다.

그들이 과연 그 연예인을 정말 잘 아는지 조차 궁금할 정도다.

연예인들은 자신들을 보호하고 홍보효과를 높이기 위해 이니셜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이니셜 게임이 루머라는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홍보나 마케팅이라는 눈 앞에 이익보다는 큰 틀에서 자신과 동료 연예인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할 때다./OBS경인TV '윤피디의 더 인터뷰' '주철환 김미화의 문화전쟁'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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