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에게 듣는다]이채원 한투밸류 대표 "무역분쟁 장기화…증시 박스권 지속"

무역분쟁 장기화되며 박스피 돌입
내년 상반기 시장금리 3% 안착…"가치주 시대 온다"
남북경협주 신중론…"주도권 불확실해"
  • 등록 2018-09-11 오전 5:10:00

    수정 2018-09-11 오전 5:10:00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사진=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무역분쟁이 획기적이고 전격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은 낮다. 모든 국가가 자국을 보호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전 세계가 블록화되는 흐름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사진)는 1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분쟁은 장기화할 것”이라며 “대외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 처해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무역분쟁이 완화될 것이라는 시장 일각의 전망과는 온도차가 있는 것이다.

◇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 매력 충분”

이 대표는 “무역분쟁의 바탕에는 자국 보호주의가 있다”며 “전 세계가 자국을 보호하려는 큰 흐름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큰 위기가 올 가능성은 낮게 봤다. 그는 “미국과 중국 등 그 누구도 파국을 원하지 않는다”며 “단지 자국의 산업을 보호해보겠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현재 무역분쟁과 관련해 진행되는 사안들이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증시는 박스권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 코스피 지수는 향후 플랫(flat)하게 갈 가능성이 크다”며 “지수가 플랫하다는 것은 대형주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소외됐던 종목들이 충분히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형주들의 상승·하락폭이 크지 않아 코스피지수는 2200~2500 사이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란 분석이다. 동시에 안정적이지만 저평가된 종목 위주의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란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국내 증시는 밸류에이션 매력도 충분하다고 이 대표는 봤다. 그는 “코스피 상장기업들이 1년에 약 130조원을 벌어들이는데 시총은 1500조원 정도밖에 안된다”며 “일드(yield·기대수익률)가 8%정도인데, 국내 금리 2%대와 비교하면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美국채 금리 3% 근접…“내년 상반기부터 가치株 뜬다”

이 대표는 지난 1998년 국내 최초로 가치투자 1호 펀드인 ‘밸류이채원펀드’ 출시를 시작으로 외길을 걸어온 ‘가치주 투자의 대가’로 불린다. 우수한 사업구조와 경영능력이 있는 회사의 주식을 싼값에 사들인 뒤 장기 보유하는 방식으로 시중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가치주 투자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년간 바이오주 등 성장주가 주목받고, 지수 위주의 패시브 전략이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가치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올해 들어서도 무역 분쟁과 신흥국 금융 불안 등으로 국내외 증시가 조정장에 들어서면서 어려운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4년간은 저성장·저금리 시대와 맞물려 유독 성장하는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낸 성장주(株)의 장이었다”며 “올 들어서도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중소형 가치주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 상반기에는 시장 금리가 3%대로 안착하면서 가치주(株)의 시대가 돌아온다는 게 이 대표의 분석이다. 이 대표는 ”지금은 성장주도 많이 오른 상태이고, 미국 국채 10년물이 2%대 후반을 오가고 있어 내년부터는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이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의 실물경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진 것으로 유동성을 줄이는 작업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거래대금이 집중됐던 남북경협주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이 대표는 남북경협주에 대해선 긍정적이라면서도 “북한에 대한 금수조치와 금융제재 등이 일단 풀려야 하고, 풀린다고해도 누가 주도권을 쥘지는 불확실해 사실 누가 돈을 벌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내 경기가 저성장 늪에 갇혀 있고 남북경협주로 거론되는 철강·철도·화학·시멘트·가스관 등은 모두 가동률이 낮은 국영재로 실제 경협으로 이뤄지기만 한다면 굉장한 호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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