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사모펀드 전쟁]①11번가 지원사격 나선 H&Q, '한국판 아마존' 만든다

  • 등록 2018-09-25 오전 6:00:00

    수정 2018-09-25 오전 6:00:00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SK그룹이 오픈마켓 ‘11번가’를 매각하기보다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국형 아마존’을 키워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SK그룹은 이를 위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H&Q 코리아(이하 H&Q)와 손을 잡았다.

SK플래닛은 지난 1일 인적분할 방식으로 11번가 사업부문(싸이닉, 기프티콘, 11pay 포함)을 분할해 새로운 회사(십일번가)를 설립했다. 신설 회사에는 H&Q가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H&Q가 책정한 11번가의 가치는 약 2조7500억원, 투자 후 지분율은 약 18.2%다.

11번가는 최근 몇년 동안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끊임없이 거론됐던 매물 중 하나다. 심화되는 경쟁 속에서 더이상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는 사업이고, 이를 SK그룹이 계속 끌고 갈 동력이 부족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SK가 11번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 살아남는 것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H&Q는 이 같은 SK그룹의 결정에 베팅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11번가가 그동안 구축한 브랜드 영향력에 더해 SK그룹의 지원이 더해지면 ‘한국형 아마존’을 만들겠다는 것 역시 충분히 가능성 있는 청사진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1번가는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 시장 점유율(거래액 기준) 12%로 이베이코리아에 이어 두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쿠팡이나 위메프 등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뛰어들어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지만, 11번가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넘보기에는 아직 모자르다는 평가다.

이번 투자를 위해 H&Q는 3호 블라인드펀드에 남아있던 자금과 더불어 국민연금 등이 참여한 프로젝트를 조성해 자금을 조달했다. 국민연금 역시 11번가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다.

H&Q는 앞서 온라인플랫폼 업체를 인수·경영해 온 경험이 있어 11번가 투자에도 나설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H&Q는 지난 2013년 잡코리아 지분 49.9%를 인수한 후 2015년 나머지 지분까지 인수한 운용사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몬스터닷컴이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었지만, H&Q가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경영환경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잡코리아는 유한회사기 때문에 정확한 경영지표를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구직 사이트 중 잡코리아가 방문자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과 매칭 플랫폼 사업 시장이 연 13%(사람인에이치알 추정치)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잡코리아 역시 이에 준하거다 더 높은 성장을 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서의 성공이 11번가 투자의 배경 중 하나로 작용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지만, H&Q가 어떻게 11번가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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