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확대냐 합종연횡이냐…이커머스 미래를 보는 엇갈린 시선

"정해진 파이 나눠 먹는 것 아냐…업계 전반이 성장"
국내 온라인 쇼핑 100조원 시대…수 조원대 투자 배경
"치킨게임 여전해…핵심 역량·규모가 경쟁력" 분석도
선진국과 달리 경쟁자 多…"수년 내 승자 나올 것"
  • 등록 2018-12-04 오전 6:00:00

    수정 2018-12-04 오전 6:00:00

온라인 쇼핑 거래액 증가 추이 (그래프=이서윤 기자)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최근 대규모 투자가 연달아 이뤄지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이커머스 시장이 정해진 파이를 나눠 먹는 ‘제로섬’ 게임이 아닌, 전체의 규모가 커지는 ‘플러스섬’의 개념으로 변화했다고 말한다. 각자 고유의 영역을 지켜가며 시장을 더욱 키워갈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시장 규모의 성장은 인정하지만, 일정 부분의 합종연횡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선진국과 달리 ‘메인 플레이어’라고 볼만한 경쟁자가 많은 데다 파이가 커지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3일 관련업계와 학계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사업은 여전히 확장성이 크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택배가 발달하고 수도권에 구매력 있는 인구가 모여 사는 ‘메가시티’가 형성돼 있는 만큼 이커머스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제로섬이 아닌 플러스섬의 개념으로 당분간 다양한 업체들이 계속 사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세계 5위 규모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손꼽힌다.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15년 54조원에서 2016년 65조원, 2017년 78조원에 이어 올해는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빠르고 만족도 높은 배송과 가격 경쟁력, 제품의 다양성 등을 무기로 매년 20%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치거나 역신장하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과 상반된다.

이는 대규모 투자로 이어졌다. 쿠팡은 최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2000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았으며, 신세계그룹 역시 온라인 사업에 1조원 투자를 유치했다.

롯데그룹 역시 미래 성장을 위해 향후 5년간 5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온라인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둔 유통 분야에 25%를 쏟아 부을 계획이다. 산술적으로 12조5000억원 달하는 규모다.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의 온라인 진출은 이커머스 업체들에 위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처음에는 대기업의 이름을 보고 온라인에 접속했던 고객들이 숙련도가 높아지면 다른 전자상거래로 유입되는 등 전반적으로 시장이 확장될 수 있어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어느 회사가 대규모 투자를 받는다고 해서 그 회사만 경쟁력이 강화하고 다른 회사는 어려움을 겪는다고 볼 수 없다”며 “이커머스를 영위하는 대부분 회사가 각자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함께 시장을 키워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업계가 성장하는 것과는 별개로 경쟁력이나 재무상의 문제로 인해 수년 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우선 선진국과 비교해 우리나라 사업자들이 ‘난립’하고 있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미국의 아마존과 중국의 알리바바와 징둥, 일본 라쿠텐 등 이커머스가 발달한 선진국에는 압도적인 사업자가 존재한다. 많아도 3개 이하의 사업자가 시장을 휘어잡는다. 온라인 산업의 특성상 방대한 정보와 콘텐츠, 익숙함을 갖춘 우위 사업자에 대한 쏠림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정부가 동향 조사를 할 때 포함하는 주요 온라인 업체만 13개에 달한다. 최근 온라인과 모바일 기반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카카오 등이 쇼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이 오히려 신세계나 롯데보다 더욱 위협적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과거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그랬던 것처럼 폭발적인 성장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성장 뒤에 숨겨진 재무적 어려움이 ‘빅뱅’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이커머스의 파이가 커지는 것은 오프라인 대비 약 30~40% 수준에 그치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상위권 업체 중심으로 재편돼 있는 선진국에 비해 국내 온라인 쇼핑업체들이 굉장히 많은 만큼 향후 합종연횡이나 통폐합이 이뤄지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 교수는 “치킨 게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물류나 고객 분석 역량,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등 자사만의 경쟁력을 키우면서 투자를 통해 규모를 키운 업체가 결국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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