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아닌 가르치는 일…동사형 꿈을 꾸세요"

이광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인터뷰
단체활동 수요 줄면서 방과후아카데미 집중
"일방 주입식 아닌 청소년 주도적 프로그램 돼야"
  • 등록 2018-08-14 오전 6:00:00

    수정 2018-08-14 오전 6:00:00

이광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사진=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저출산 여파를 가장 먼저 느끼고 있는 곳이 저희가 아닐까 싶습니다. 매년 학생수가 줄고 과거보다 집단 수련활동이 위축되고 있어요. 이를 대신할만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광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은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저출산과 세월호 참사 여파로 기존 사업모델이 위협받고 있어 새 수익모델 발굴에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은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으로, 청소년활동 프로그램 개발 등 관련 정책 추진은 물론이고 국립청소년수련원·국립청소년체험센터·국립청소년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기관을 이끌고 있는 이광호 이사장은 지난달 9일 5대 이사장으로 부임했다.

“방과후 시간 지원, 저출산 문제 해결 기여”

이 이사장은 “과거에는 학교 중심으로 단체 수련활동을 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면서 “수련활동 패턴 변화로 주고객층이 약화할 때에 대비하는 것이 진흥원에겐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삼은 것이 바로 ‘방과후 아카데미’다. 방과후 아카데미는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취약계층 청소년들을 위해 지자체나 기업 등과 협력해 학습 프로그램, 자기계발, 생활관리 등을 종합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이사장은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청소년들의 방과후 시간대 활동에 대한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들에게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키우기 위한 자기주도적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면서 “방과후 시간대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결국 저출생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핵심이라고 본다”고 했다.

아이를 많이 낳는 것 뿐만 아니라 이미 낳은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보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자원이 되도록 교육하는 것이야말로 궁극적으로 저출생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방과후 아카데미의 틀 자체를 변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주로 시설이나 단체가 중심이 돼 일방적으로 교육하는 ‘푸시(push)’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반대로 ‘풀(pull)’ 방식으로 청소년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과거 국어, 영어, 수학 등 지식 전달 중심의 교육체계를 이제는 현실 문제, 진로와 관련된 체험을 동반한 자기주도성 체계로 바꿔야 한다”면서 “지역사회도 참여해 청소년과 함께 진로문제 등을 고민하는 방식으로, 청소년의 주도성을 돌려주는 공간으로 바꾸면 동기유발 성취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틀안에 갇히지 않으려면 동사형 꿈 꿔야”

이 이사장은 자타공인 청소년 전문가다. 28년을 정부출연 연구기관, 대학교 등 다양한 곳에서 오로지 청소년과 관련된 업무만을 해왔다. 청소년 전문가가 보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문제점을 묻자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이 이사장은 “진흥원은 청소년에게 긍정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라면서 “그런 곳에 있으면서 청소년 문제를 먼저 고민한다면 진흥원의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청소년이 자원이고 곧 에너지라는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진흥원 업무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답변이다.

이 이사장의 이력 중 가장 특이한 부분은 경기대에서 2년간 입학처장을 역임한 것이다. 입학처장은 업무부담이 커 보직교수들에겐 기피대상이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직접 자원했다.

이 이사장은 “청소년을 지원해야 하는 입장에서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정말로 입시제도때문에 청소년이 힘든건지를 현장에서 알고 싶었다”면서 “대학에서 교무처장도 하고 교수도 했지만 입학처장을 하면서 대학이 청소년에게 어떻게 다양한 기회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동사형 꿈’을 꿔야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 꿈을 ‘선생님’이라는 명사 안에 가둬버리면 임용고시에 떨어져 선생님이 되지 못하는 순간 실패자가 된다”면서 “반면 ‘아이들의 잠재역량을 키워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동사형 꿈을 목표로 하면 선생님이 되지 못하더라도 비슷한 일을 하는 다른 직업을 통해 꿈을 실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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