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기업이 늘어난다]상폐도 거래재개도 막막…돈 묶인 개미 '발동동'

거래소 부실기업 처리 '결정장애'
시총 3.5조 개선기간 상태로 거래정지
소액주주 44만명 발 묶여
  • 등록 2019-09-20 오전 5:10:00

    수정 2019-09-20 오전 5:1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빨리 상장폐지를 결정해라. 질질 끌지 말고…”

2017년 1월 전 대표이사의 횡령·배임 발생으로 거래정지된 후 2년9개월째 발이 묶여있는 에이앤티앤 투자자들은 차라리 상장폐지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 후 11개월의 개선기간을 거쳐 상장폐지 결정이 났지만, 회사가 이의신청을 하면서 또 다시 10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한국거래소는 5월말 최종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지만 에이앤티앤이 즉시 법원에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내면서 정리매매가 중단된 상태라 9400만명에 달하는 투자자들의 기다림은 끝나지 않고 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감사보고서 의견거절, 횡령·배임 등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으나 심의 결과 ‘개선기간’이 부여돼 장기간 거래정지 상태에 놓여 있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이날 현재 44개사(코스피 4곳, 코스닥 40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규모로 따지면 3조5000억원 가량에 달한다. 44만4300여명(작년말, 중복 가능)의 소액투자자가 개선기간에 발이 묶여 있는 것이다.

외부감사가 까다로워지면서 감사 ‘의견거절’로 개선기간을 부여받는 상장사들이 가뜩이나 늘어나고 있는데 거래소는 개선기간 부여 결정을 더 여러 번, 더 장기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가고 있어 좀비 기업만 양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 문턱이 낮아진 만큼 퇴출이 강화돼야 하는데 개선기간만 늘려 좀비 기업을 늘리고 있다”며 “시장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MP그룹(065150)썬텍(122800)은 2017년 10월과 12월 첫 개선기간이 부여되기 시작해 상폐 결정과 이의신청, 추가 개선기간 부여 등을 거쳐 각각 내년 2월, 올 11월에야 개선기간이 종료된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소생 가능성이 희박한 기업이라면 의미 없는 개선기간 부여는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는 주장이 나온다. 투자자에겐 희망고문이라는 것이다. MP그룹 투자자 일부는 “개선기간 동안 기다렸는데 상폐가 확정되면 더 타격이 크다”며 “3년째 거래가 정지되고 있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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