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는 현금을 좋아해`…현물배당 9년來 달랑 3건뿐

현물배당 주주가치 제고 목적 2011년 도입
제도 도입 상장사는 늘어가지만 쓰임새 미미
우진·대성합동지주·쌍용양회공업 등 3곳 주식 현물배당
"주식배당 재무관리 유리..배당방식 다양화 위해 제도유지 필요"
  • 등록 2019-03-20 오전 5:10:00

    수정 2019-03-20 오전 5:10:00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기업이 현물을 배당하는 길이 열린 지 9년째지만 활용도는 아주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물보다는 현금을 선호하는 주주들의 성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물 배당제도를 도입한 2011년 4월부터 이날까지 약 8년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제도를 활용한 곳은 △우진 △대성합동지주(현 대성산업), △쌍용양회공업 등 3곳이다. 전체 코스피 상장사(이날 기준 790곳) 대비 0.37%, 이 기간 누적 상장사(6320곳) 대비 0.04%에 각각 불과하다.

이들 회사가 배당한 현물은 모두 주식이다. 우진은 2012년 7월 20억원 어치 자기주식 16만3630주를 현물배당했다. 주식 1주당 0.02주꼴이었다. 회사는 자사주를 처분해서 현물배당 주식을 마련했다. 이로써 회사 지분은 줄어들고 주주 지분이 늘어났다. 당시 이성범 대표이사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회사 지분 약 56%를 갖고 있었다. 이들은 주식 현물배당으로써 지분을 1% 포인트 넘게 늘려 57.7%를 확보했다.

뒤이어 대성산업가스가 2014년 8월 대성산업 주식 481만여주(224억여원)를 대성합동지주에 배당했다. 당시 대성합동지주가 대성산업가스 지분 모두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개선과 재무 건전성 강화 목적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경영권 강화 작업이었던 것이다. 대성산업은 2017년 6월 대성합동지주 흡수합병했다.

최근에는 쌍용양회공업이 현물을 배당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2017년 4월 쌍용정보통신을 인수하는 과정의 일환이었다. 쌍용양회공업은 2017년 2월 쌍용정보통신 260만여주(546억여원)를 배당했다. 쌍용양회 1주당 쌍용정보통신 0.27966주씩이었다. 이로써 당시 쌍용양회 지분 71.8%를 가진 한앤컴퍼니는 쌍용정보통신 지분 약 49.8%를 넘겨받아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처럼 현물배당은 활용도가 적을 뿐더러, 일반 주주 이해와 직접 맞닿은 것으로 보기 어렵다. 경영권 매매(대성합동지주·쌍용양회공업)나 결과적으로는 대주주 지분 강화(우진) 목적 등 변칙적으로 활용됐다.

이에 따라 제도 도입 취지와 맞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초 현물배당 제도가 2011년 18대 국회를 통과할 때 `배당을 활성화해 주주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기업도 배당에 따른 현금확보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어 반길만했다. 때문에 제도를 도입한 상장사는 꾸준히 늘었다. 현물배당 제도를 정관에 도입한 상장사는 2018년 코스피 432곳, 코스닥 775곳이다. 전년보다 코스피 3.1%, 코스닥 48.1% 각각 늘었다.

그러나 실제로 현물배당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주주가 현금을 원하는 탓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현금 배당을 선호하는 주주에게 현물을 배당하면 반발할 염려가 있다”고 말했다. 제도 쓰임새가 예상을 빗겨갔지만 활용하기 나름이라는 의견이 따른다. 박인호 전남대 로스쿨 교수는 “주식(현물) 배당은 기업 자본을 외부로 유출(현금배당)하지 않고 사내에 머물게 하는 점에서 재무 관리에 유리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