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은의 물가전망, 신뢰도 얻으려면

  • 등록 2018-11-14 오전 4:30:00

    수정 2018-11-14 오전 4:30:00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경기 전망을 의심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부분 민간의 눈보다 장밋빛이어서다. 경제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고 희망사항을 반영한, 일종의 목표치가 아니냐는 추측이다. 실제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9%는, 민간연구소(2.8%)보다 높다. 내년 전망(2.8%)도 마찬가지다. 여타 기관보다 0.1~0.3%포인트 높다.

한은의 물가 전망도 최근 비슷한 의심을 사고 있다. 있는 그대로 물가 흐름을 보지 않고 목표에 가까운 전망을 내놓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부가 성장률로 평가를 받는다면 한은의 성적표는 물가다. 한은은 물가 목표치를 설정하고 통화정책을 편다.

실제 한은의 전망은 물가 부분에서 유독 어긋난다. 지난 5년간(2013~2017년) 한은이 연초에 내놓은 소비자물가 전망치와 실제 소비자물가를 비교해보니 연평균 0.7%포인트 차이가 있었다. 수요 측면의 물가 흐름을 확인하기 적합한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도 오차가 0.4%포인트에 달했다. 반면 경제성장률 오차는 0.1%포인트였다. 물가를 보는 한은의 눈이 선명치 않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은은 올해 초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를 연 1.7%로 전망했는데, 지난달 각각 1.6%, 1.2%로 수정했다. 고유가 영향에 소비자물가는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근원물가는 0.5%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그 때문인지 한은은 부쩍 낯선 물가를 내놓고 있다. 올해 7월 한 보고서를 통해 ‘관리제외 소비자물가’와 ‘관리제외 근원물가’를 소개했고, 지난 8일에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관리제외 경직물가’도 내놨다. 이는 모두 목표 수준(2%)에서 움직이고 있다.

문제는 신뢰도다. 최근 제시한 관리제외 경직물가는 전체 소비자물가 품목 460개 중 36%만 포괄한다. 근원물가의 포괄 범위인 9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게다가 경직물가를 구성하는 품목명도 비공개다.

한은의 경제 전망은 대외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다. 전망이 어긋나는 건 곧 한은의 신뢰도가 낮아진다는 의미다. 좀 더 세심한 물가 전망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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