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방해는 없다'던 트럼프, 뮬러 임명에 "난 X됐다"

스모킹 건 없었지만, 트럼프 민낯 고스란히 드러나
집요하게 코미 FBI 국장 회유·뮬러 특검 해임 시도
  • 등록 2019-04-19 오전 6:30:02

    수정 2019-04-19 오전 8:33:15

사진=A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은 없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 및 ‘사법방해 의혹’을 수사해온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를 극도로 두려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뮬러 특검의 해임을 추진하고,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경질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집요함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법적으론 승리했지만, 정치적으론 패배를 기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배경이다.

18일(현지시간) 공개된 뮬러 특검 보고서의 편집본을 통해서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 미 주요언론들이 보도한 보고서 내용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5월 당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뮬러 특검 임명 사실을 보고하자,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맙소사. 끔찍하다”(Oh my God. This is terrible)고 토로했다. 더 나아가 “내 대통령직은 끝장났다. 난 X됐다”(This is the end of my presidency. I’m fucked)고도 했다. 뮬러 특검 임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낙담과 두려움이 배어 나온 대목이다.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FBI 국장 해임 며칠 뒤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에 의해 임명됐다. 과거 트럼프 캠프에 몸담았다는 이유로 세션스 장관이 이른바 ‘셀프 제척’을 선언한 탓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제프,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할 수 있나”고 따지기도 했다. 세션스 장관은 지난해 중간선거 직후인 11월7일 가장 굴욕적이라는 ‘트윗 경질’을 통해 중도 하차했다.

같은 해 6월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집요하게 뮬러 특검의 낙마를 위해 뛰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도널드 맥갠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세션스 전 장관에게 뮬러 특검이 “이익충돌 인물이니 반드시 제거돼야 한다”고 말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 지시는 불발됐다. 과거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특검을 해임했다가 결국 하야하게 된 이른바 ‘토요일 밤의 학살’ 재연을 우려한 맥건 고문은 ‘사표’로 답변을 대신했다.

며칠 후 트럼프 대통령은 코리 레완도스키 전 캠프 선거사무장을 시켜 세션스 당시 장관에게 러시아 스캔들 조사가 “대단히 불공정하다”고 말하도록 요청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의 수사를 처음 시작한 코미 당시 FBI 국장을 회유하려던 정황도 포착됐다.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이었던 마이클 플린이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하고도 허위보고한 사실이 드러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국장을 백악관으로 불러 “플린을 잘랐다”며 이제 수사를 접고, 자신에게 ‘충성맹세’를 하라고 요구했다. 자신의 ‘무혐의’를 선언하라는 압박이었지만, 코미 전 국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7년 5월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코미 전 국장은 ‘대통령도 수사 대상이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수사대상임을 인정했고, 이에 격노한 트럼프 대통령은 ‘해임’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백악관 측근들은 ‘법무부의 단독결정’으로 몰아가려고 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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