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소통·공유… ‘빅픽처’ 꺼낸 정의선

美 칼라일 그룹 초청으로 단독 대담..소통 행보
고객가치 집중·미래 트렌드 대응·조직문화 혁신
  • 등록 2019-05-24 오전 5:00:00

    수정 2019-05-24 오전 5:00:00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고객 중심, 서비스 기업, 미래차 대응, 조직문화 혁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직접 공개한 현대차그룹의 미래 전략과 지향점이다. 지난 22일 이규성 칼라일그룹 공동대표가 초청한 단독대담에서다.

정 수석부회장이 직접 자본시장 투자자들과 소통에 나선 모습은 재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선대 회장 시절에는 볼 수 없던 장면이었다. ‘수직계열화’, ‘불도저’, ‘군대 문화’ 등으로 일컬어지는 현대차그룹에서 스타트 기업처럼 유연한 조직문화를 지향하는 ‘정의선 체제’로의 변화가 꿈틀대는 모습이었다.

정 수석부회장은 30여분간의 대담 내내 유창한 영어와 짜인 각본 없는 자연스러운 대화로 젊고 유연한 리더십을 시장에 피력했다는 평가다. 단독대담에 참석한 한 기관투자자는 “일반적으로 갖기 쉬운 대기업 오너에 대한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탈피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고객 중심주의로 회귀…미래 트렌드 대응 ‘과제’

현대차그룹에서 정의선 식(式) 경영의 중심에는 ‘고객’이 있을 전망이다. 그는 ‘고객중심으로 회귀’를 재차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과거 몇 년간은 고객보다 경쟁사에 집중해 어려운 시기를 보낸 것 같다”며 “앞으로 고객 중심 경영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고객과 함께 성장하고 고객의 미래를 향한 꿈과 여정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정 수석부회장 체제로 들어서면서 고객의 쓴소리를 경청하고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첫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의 돌풍도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정 수석부회장은 고객의 요구와 기대감을 예상한 결과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단순하게 자동차를 만들어서 파는 제조 기업을 넘어 모빌리티(이동수단)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정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공유를 희망하고 있다”며 “우리의 비즈니스를 서비스 부문으로 전환한다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더십 측면에서 가장 큰 도전 과제로는 ‘미래 트렌드 대응’ 등을 꼽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특히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 연구개발의 효율성의 증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부와의 협업도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외부 기술들을 더 많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파트너들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동반관계를 도모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미래 성공요소”라고 덧붙였다.

자율주행, 전장화 등 미래차 혁신기술에 대한 선도 의지도 밝혔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 실리콘 밸리의 팔로알토 같은 교통 여건이 좋은 환경뿐 아니라 불확실성이 높고 다양한 상황을 경험할 수 있는 상황에서의 테스트를 확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수석부회장은 “차량의 전장화는 고객 편의를 증대하지만, 결함도 같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결함들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차량에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스마트폰이나 PC처럼 바로 재설정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며 “현대차그룹이 품질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정의선 체제’에서 리더십 변화도 예고했다. 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유연한 기업문화 정착과 조직문화 혁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님의 리더십은 강력한 리더십, 즉 직원들을 독려하고 전 직원이 일사불란하게 따르도록 하는 리더십이었다”며 “지금은 직원들과 같이 논의하고, 서로 아이디어를 나누려고 한다. 속도는 느릴 수 있지만, 함께 더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현대차그룹의 기업문화는 스타트업처럼 더 많이 변할 것”이라며 “우리 문화는 더욱 자유로워지고 자율적인 의사결정 문화로 변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BC·지배구조 개편, “모두의 만족 중요”

현대차그룹의 숙원사업인 ‘신사옥’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개발과 자본시장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언급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GBC 개발 관련 “현대차그룹은 핵심 사업인 자동차 분야에 주력해야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관심을 가진 많은 투자자를 확보할 것”이라며“좋은 투자자들을 유치해 공동개발 하고, 수익을 창출해 현대차그룹 핵심사업에 재투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 “투자자들과 현대차그룹 등 모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여러 옵션(선택지)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최대한 많은 투자자들의 의견을 경청할 것”이라며 “ 수익을 최대화하고 수익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에서 투자자의 목표와 현대차그룹의 목표가 동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자동차 전문가의 면모도 보여줬다. 그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을 방문할 때 다른 회사 차를 운전하는 등 많은 차를 경험해 보려 노력한다”며 “고속주행 트랙에서 운전하면 일반도로에서 알 수 없는 자동차의 참모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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