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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대형버스에 올라탄 군중이 보인다. 제각각 편한 자세로 각자 ‘비즈니스’ 중이다. 남이 뭐라든 개의치 않는 몸짓, 딱히 뭘 하는 것도 하지 않는 것도 아닌 시간. 이 같은 여유가 나온 배경은 아마 이런 것일 텐데. 뭔가를 정복했을 때 따라오는 해방감.
사실 그렇다. 어디서 본 듯한 이 장면은 1960∼1970년대 미국에서 타오른 히피문화를 스케치한 것이니. 작가 윤상윤(42)이 당시 히피의 자유분방함으로 찾아낸 ‘새 세상이 온다’(New World Coming·2020)다. 그런데 굳이 이들의 성향, 가령 ‘물질 숭배 문명’이나 ‘기성을 배격하는 반사회성’ 등을 끄집어낸 이유가 뭔가.
3월 5일까지 경기 파주시 광인사길 아트스페이스휴서 여는 개인전 ‘잔인하고 고루한 세상’(Mean Old World)에서 볼 수 있다. 나무패널에 오일. 21×30㎝. 작가 소장. 아트스페이스휴 제공.